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15일 밀워키와의 NLCS 2차전에서 8회초 삼진을 당한 뒤 아쉬운 표정으로 물러나고 있다. UPI연합뉴스
슈퍼스타가 극도로 부진한데도 잘 나간다. 그래서 더 무섭다.
LA 다저스가 월드시리즈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 선발 투수들의 엄청난 활약과 가을에 강한 타자들의 집중력이 어우러지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딱 하나 아쉬움은 오타니 쇼헤이(31)의 부진이다.
다저스는 15일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아메리칸 패밀리 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 밀워키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7전 4승제) 2차전에서 5-1로 이겼다. 전날 2-1 승리에 이어 원정 2연승을 챙긴 다저스는 월드시리즈 진출에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다저스는 1회말 밀워키 선두 타자 잭슨 추리오에게 솔로 홈런을 맞았지만 곧바로 2회초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동점 홈런으로 맞불을 놨다. 또 이어진 2회초 2사 1루에서 엔리케 에르난데스의 2루타로 2-1, 역전에 성공했다.
LA 다저스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15일 밀워키와의 NLCS 2차전에서 완투승을 거둔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AP연합뉴스
1점 차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다저스는 6회초 맥스 먼시의 솔로 홈런으로 3-1로 달아났다. 이어 7회에는 가을 야구에서 부진한 오타니가 1사 3루에서 우전 적시타를 날려 4-1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승기를 굳혀가던 다저스는 8회초에도 토미 에드먼의 1타점 적시타로 1점을 더해 5-1로 달아났다.
승리의 일등공신은 야마모토 요시노부였다. 선발 등판한 야마모토는 9이닝을 투구수 111개로 완투, 탈삼진 7개와 피안타 3개, 사사구 1개, 1실점으로 막았다. 1회 선두타자 홈런으로 내준 점수 이후 단 1점도 내주지 않았다. 야마모토는 다저스 입단 후 첫 완투승을 중요한 포스트시즌에서 해냈다. 일본인 투수가 빅리그 포스트시즌에서 완투한 최초의 기록도 세웠다. 전날 블레이크 스넬이 8이닝 무실점 역투를 한 데 이어 선발 2명이 17이닝을 책임지며 2연승을 이끌었다.
타선에서는 가을에 강한 프레디 프리먼, 키케 에르난데스, 토미 에드먼,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등이 포스트시즌 동안 꾸준히 활약하고 있다.
LA 다저스 오타니가 15일 NLCS 2차전 7회초에 적시타를 치고 달리고 있다. AP연합뉴스
타선의 유일한 아쉬움은 오타니의 부진이다. 오타니는 이날 모처럼 적시타를 날리며 가을 무대 20타석 만에 안타를 신고했다. 신시내티와의 와일드카드 시리즈 1차전에서 홈런 2개를 날리며 화끈한 신고를 한 이후 방망이가 식었다. 이후 29타수 3안타에 삼진은 12개나 당하는 등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슈퍼 스타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다저스는 타선에서 고른 활약이 이어지며 무난히 승리를 쌓아가고 있다. 미국 매체 ‘YARDBARKER’도 이날 “오타니의 부진은 다저스에게 문제가 아니다”면서 “1명이 활약하지 못해도 다른 3~4명의 선수가 활약하고 있다”며 타선의 고른 활약이 오타니의 부진을 상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급 스타 한 명에 의지 않아도 되는 다저스의 ‘뎁스’가 가을야구에서 더욱 빛나고 있다. 이 매체는 “밀워키에게 더욱 큰 부담은 오타니의 부진이 영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라면서 “잠을 자는 거인이 깨어날 때를 기다릴 뿐이다. 이날 모처럼 나온 적시타가 각성의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오타니는 17일부터 시작하는 홈 3∼5차전에서 반등을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