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면 되니? 가격 경쟁력 전기차 ‘불꽃 튄다’
그야말로 ‘가격 낮추기 전쟁’이 전기차 시장에서 치열하게 번져나갈 조짐이다. 중국 BYD뿐 아니라 중국 지리자동차계열 ‘지커’ 합류도 내년 초 사실상 확정됐고, 여기에 테슬라는 ‘보급형 모델Y 스탠다드’ 한국 출시를 손꼽고 있는 상황. 이렇게 되면 한국 마켓을 두고 ‘미·중’ 연합하는 전선이 형성돼 국산차 진영과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테슬라의 전기 SUV ‘모델 Y’ 한국 시장에 보급형 스탠다드 Y 모델까지 내놓을 예정이다. 아울러 중국산 EV 브랜드들의 진입도 잇따를 전망이다.
특히 이같은 흐름 속에 내년 초에는 ‘배터리전기차 대중화’ 빅마켓이 형성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14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1~8월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총 14만2456대다.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8.4% 증가한 수치다. 전체 신차 등록 내 12.7%를 비중을 차지하며 지난해보다 3.8%포인트 상승했는데 전기차가 두자릿수 판매수준까지 비로소 접근한 것이다.
이러한 수치는 중국산 LFP 배터리를 쓴 모델들이 들어오며, ‘값싼’ EV의 존재감을 인지한 갈아타기 수요가 일어난 것이 주된 이유다. 여기에 ‘상품성’이 내연기관 보다 우수하고 주행하기도 편한 국산차 우위 모델들이 연이어 출시되며 시장 견인에 주된 기폭제 역할을 했다.
중국 지커의 전기차 007 GT
대표적인 케이스가 기아 ‘EV5’다. 전기 패밀리 대중화 마켓 공략 진입을 선언한 차량인데 기아 내부에서도 ‘EV5’를 적극적으로 볼륨 캐시카우로 키워낼 요량이다.
‘작은 사이즈’이지만 실내 설계가 잘 나왔고, 1회 충전 주행거리도 ‘460㎞’ 이상에 이를 정도로 장거리 항속 주행 효율성이 매우 높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검증받은 차다.
반면 ‘중국산 EV5’와 달리 단가가 높은, 81.4㎾h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더한 탓에 가격은 롱레인지 모델 4855만원이다. 때문에 이 모델 배터리 용량을 줄이고 대신 ‘LFP’ 배터리를 더한 보급형 EV5, 즉 ‘스탠다드 EV5’ 추가 공급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기아 ‘EV5’로 전기 패밀리 대중화 마켓 공략 진입을 선언하고 국내 출시됐다.
기아 ‘EV5’ 실내
현대차 경우는 국산 배터리 승용 전기차(BEV) 중 가장 멀리 달리는 부분변경된 ‘아이오닉6’를 출시해 시장을 살피고 있다. 전작 외장 바디 디자인을 대폭 손보고, 4세대 배터리를 더해 2WD 롱레인지 기준 ‘562㎞’를 달릴 수 있는 장거리 ‘특등, 롱레인지 선수’다.
르노코리아도 대용량 배터리를 더한 87㎾h NCM 배터리를 담아낸 ‘세닉 E-테크’를 앞세워 디자인 독창성 및 장거리주행 효율성 부분에서 시선을 얻고 있다. 르노의 첨단 배터리전기차 기술이 반영돼 있다.
중국산 우습다? 옛날 얘기 ‘BYD, 지커, 테슬라 보급형’ 등장 코앞
여기에 맞서는 ‘미·중’ 메이커들도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 내수 EV 시장 과포화로 인해 해외 루프 공략에 적극적인 BYD는 ‘아토3’, ‘씰’에 이어 ‘씨라이언7’을 국내 공식 출시하며 ‘가격 파괴’ 전략을 리드하고 있다.
BYD 씨라이언 7(BYD SEALION 7)
‘씨라이언7’은 유럽 판매가격 대비 수천만원 낮은 가격으로 한국에 들어와 올해 수입 전기차 브랜드 중 6위를 기록하고 있다. 중형 SUV로, 출하 가격은 4490만원이지만 정부 보조금 적용 시 4000만원 초반대로 구매 가능하다.
중국 지리자동차그룹의 계열사 ‘지커(Zeekr)’는 지난 2월 한국 법인을 세우고, 내년 초 파격적인 가격으로 프리미엄 전기차량들을 연이어 내보일 예정이다.
또 샤오펑(Xpeng)도 지난 6월 ‘엑스펑모터스코리아’를 설립했고 샤오미 전기차도 한국 보조금 정책을 살피고 ‘추가 상품 진입’을 엿보고 있다.
문제는 중국브랜드 외에도 테슬라가 보급형을 내놓는다는 점이다.
테슬라의 신무기는 ‘모델Y 스탠다드’로 내년 상반기에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모델 Y 대비 외형은 동일하나 필요한 기능만 넣고 가죽 시트 등을 제외한 ‘싼, Y’다.
업계에선 이런 ‘모델Y 스탠다드’가 5000만원 미만으로 출하되면 전기차 시장내 가격파괴 분위기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이 차량의 미국 판매가는 39990달러(약 5689만원)이다.
샤오펑 중형 SUV ‘G6’
이처럼 가격과 상품 경쟁 가속성에 대해 전기차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가격만으로 차량을 사는 수요는 많지 않지만 상품성도 좋은데 가격까지 합리적이라면 이건 수요자 입장에선 또 다른 얘기”이라며 “한국 내수 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된 시점에 중국, 미국이 한국 전기차 보조금 정책에 맞춰 가격 차별화 강화에 열을 올리고 꼴이어서 국산 메이커들도 어쩔 수 없이 재차 가성비를 볼수 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