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리 관이 지난해 6월 유럽 챌린지 투어의 르 보드뢰이 골프 챌린지 3라운드 도중 11번 홀에서 경기를 하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골프공 맞아 왼쪽 눈 실명
호주 유망주 제프리 관
1년 만에 자국투어 톱10
벙커샷·퍼팅 여전히 어렵지만
치료과정 거치며 눈물의 재기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
PGA 투어 복귀 도전 계속
프로암 경기 중 골프공에 맞아 한쪽 눈을 실명한 호주 골프 유망주 제프리 관(21)이 1년여 만에 호주 투어에서 ‘톱10’에 올랐다.
제프리 관은 지난 9~12일 호주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주 칼굴리 골프 코스(파72)에서 열린 호주프로골프 투어 CKB WA PGA 챔피언십에서 공동 10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프로암 대회 도중 눈 부위에 공을 맞아 왼쪽 눈을 실명한 관이 사고 이후 호주프로골프투어 대회에 출전한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지난 8월 28~31일 열린 NT PGA 챔피언십에서 컷 탈락했던 관은 이번 대회에서는 1·2라운드 합계 3언더파 141타를 쳐 사고 이후 처음 컷 통과에 성공했다. 3라운드에는 2오버파 74타를 치면서 중간 순위 공동 27위로 밀렸지만 4라운드에 6타를 줄여 최종 합계 7언더파 281타로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중국계 호주 선수인 관은 호주 골프 최고의 유망주였다. 어린 시절 부모를 따라 중국에서 호주로 이민한 관은 아마추어 시절 호주의 모든 대회를 휩쓸었다. 2022년 주니어 프레지던츠컵에 인터내셔널 팀 대표로 출전할 만큼 촉망받았던 관은 이후 아마추어 무대에서 꾸준히 성적을 냈고, 지난해 9월 13~16일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프로코어 챔피언십을 통해 PGA 투어 데뷔전을 치렀다.
이 대회에서 한 타 차이로 컷 탈락한 관은 같은달 20일 호주에서 열린 프로암 대회 도중 아마추어 참가자가 친 샷에 눈 부위를 맞아 큰 부상을 입었다. 사고 직후 헬리콥터로 전문병원으로 이송된 관은 여러 차례 수술을 받고 시력을 회복하기 위한 치료를 계속했지만 결국 왼쪽 눈의 시력을 잃었다.
관은 부상 이후 한동안 게임에 빠져 지냈다고 한다. 그는 “여러 가지 비디오 게임을 하면서 다른 포부를 갖기도 했다”면서 “세계 100대 게이머가 되는 게 그 포부였다”고 했다. 하지만 골프채를 다시 잡으면서 그 꿈은 접어뒀다.
한쪽 눈의 시력을 잃은 뒤 가장 어려운 점은 거리 감각이 나빠진 것이라고 한다. 관은 골프다이제스트 인터뷰에서 “병원에서 물 한 병도 제대로 받아올 수 없었다. 한동안 걷기도 힘들었다”며 “눈을 깨끗하게 유지하고 안정을 유지해야 했기 때문에 한동안 밖에 나갈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관은 이후 천천히 차를 몰고, 칩샷과 퍼팅을 하면서 조금씩 회복하는 과정을 거쳤다. 하지만 벙커의 깊이가 얼마나 되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지금도 여전히 어려운 과제다. 퍼팅 라인을 제대로 읽으려면 시간이 10분 이상 필요할 때도 있다고 한다. 스윙 궤도 역시 과거와는 달라졌다.
관은 “한 동료 선수가 한쪽 눈 만으로도 플레이가 가능하다고 했는데, 내가 해냈다”면서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대회를 치르면서 개선해야 할 부분들을 발견했고 천천히 익숙해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관은 앞으로 PGA 투어 복귀를 위해 도전을 계속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