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1승’ 김경문도, ‘241승’ 박진만도…지금 당장 필요한 건 PO 3승

입력 : 2025.10.17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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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박진만 감독(왼쪽), 한화 김경문 감독 I 구단 제공

삼성 박진만 감독(왼쪽), 한화 김경문 감독 I 구단 제공

1958년생 김경문 한화 감독은 현재 KBO리그 최고령 사령탑이다. 1976년생인 박진만 삼성 감독은 현역 사령탑 중 1981년생인 이범호 KIA 감독 다음으로 젊은 사령탑이다. 두 사령탑이 한국시리즈 진출을 놓고 플레이오프에서 격돌한다.

플레이오프에 선착해 충분한 휴식기를 가진 한화가 삼성에 비해 마운드 운용과 체력에서 유리하지만, 선발을 빼면 절대 우위를 점하는 지점도 없다는 점에서 시리즈 장기화를 내다보는 시선도 있다. ‘틈’을 만들어낼 양 팀 벤치 전략에서 희비가 갈릴 것이란 전망이 많다.

김경문 감독은 2004년 두산 사령탑을 시작으로 프로 15시즌 1931경기를 지휘했고 리그 역대 3명뿐인 1000승 감독이다. 현역 시절 ‘국민 유격수’로 불렸던 박진만 감독은 2022년 8월 감독 대행으로 출발해 482경기에서 241승(5무 236패)을 올렸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 올해는 8위까지 떨어졌던 팀을 가을야구까지 반등시켜 지도력을 증명했다.

두 사령탑은 짧은 리빌딩을 통해 팀에 새로운 ‘젊은 에너지’를 녹여냈다는 점에서 비슷한 길을 걸어왔다. 김경문 감독의 야구는 흔히 ‘뚝심’으로 표현되는데, 한화 부임 2년 차인 올해도 타격 슬럼프가 장기화된 노시환, 수비가 아쉬운 문현빈 등을 믿고 기용하며 돌파구를 만들어 냈다. 이진영, 황영묵도 팀에 새 바람을 불어 넣었다. 한화는 이번 시즌 선발 라인업에 큰 변화를 주지 않지만, 압도적인 투수력 극대화해 대주자 기용, 희생번트 등 작전야구를 통한 1점 승부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박진만 감독은 명 수비수 출신인 만큼 탄탄하고 안정적인 젊은 수비 라인을 구성해 자신의 컬러를 입혔다. 삼성은 이번 시즌 최소 실책팀이다. ‘수비’는 강팀 구축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강조되는 부분이면서, 가장 만들기 어려운 부분이다. 구자욱, 르윈 디아즈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을 받치는 김성윤, 김지찬의 기동력, 김영웅, 이재현의 장타력 등 타선 구성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올 포스트시즌에서는 변칙적인 승부수가 통했다. 선발 외인 원투펀치 아리엘 후라도와 헤르손 가라비토가 불펜 필승조로 등판했다. 정규시즌에 부진했던 베테랑 김헌곤을 김지찬 대신 넣은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 승부수도 승리로 이어졌다. 장성호 KBS N스포츠 해설위원은 “박진만 감독이 앞선 시리즈에서 보여준 선수 기용이 늘 재미를 봤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그런 과감한 결단을 통해 감독이 선수들에게 전하려는 메시지는 분명히 보여줬다고 본다. 모두 쉽지 않은 결정이었는데, 지난해 한국시리즈 경험을 통해 더 커진 승부사적 면모를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화의 약점은 결국 큰 경기 ‘경험’이다. 한화는 7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올랐다. 주축선수 중 베테랑 류현진, 손아섭, 채은성 등을 제외하면 포스트시즌 경험이 전무한 선수도 많다. ‘승부사’ 김경문 감독도 시험대에 오른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대표팀의 전승 금메달을 이끌며 프로팀 감독으로 포스트시즌도 79경기나 치렀으나, 아직 정규시즌 우승과 한국시리즈 정상은 단 한 번도 밟지 못한게 한으로 남았다. 한국시리즈 무대에서는 4번의 도전 모두 들러리로 시즌을 마쳤다.

장성호 위원은 “한화가 유리하지만 어린 선수들을 데리고 큰 경기에 약하다는 이미지를 깨야 하는 김경문 감독이 조금 큰 압박을 받을 것 같다. 원래 위에서 기다리는 팀이 ‘당연히 이긴다’는 시선을 받기 때문에 부담감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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