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천성호가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 9회초 이원석의 타구를 잡아내고 있다. LG 트윈스 제공
한화는 한국시리즈(KS) 1·2차전을 치르며 수비력 난조에 시달렸다. 한 달을 훈련에만 전념한 LG와 달리 플레이오프(PO)를 5차전까지 치르고 올라온 한화는 크게 지쳐 있었다. 평범한 타구를 처리하지 못해 실점의 빌미를 만들곤 했다. 리그 정상급 수비수들을 보유한 LG에 맞서기 위해서는 수비력 보강이 절실하다.
단기전인 포스트시즌에는 실책 하나가 시리즈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반대로 한 번의 호수비는 단번에 흐름을 빼앗는다.
KS 1·2차전에서는 LG와 한화의 수비력 차이가 극명하게 대비됐다. LG 야수들은 넓은 잠실 외야를 발 빠르게 누비며 안타성 타구를 삭제했다. 박해민은 1차전 1회초 1사 1루, 문현빈의 비거리 126m 타구를 잡아냈다. 펜스를 넘어갈 뻔한 타구는 워닝 트랙에서 점프한 박해민의 글러브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문현빈은 아쉬운 표정으로 머리를 감싸 쥐었다.
2차전에서는 8회말 문성주의 대주자로 투입된 천성호까지 ‘슈퍼 캐치’를 선보였다. 천성호은 주 포지션이 내야수이지만 KS 대비 자체 청백전에서 좌익수를 맡아 외야 수비력을 키웠다. 훈련 효과는 확실했다. 그는 9회초 문성주의 포지션인 좌익수로 수비 위치를 옮겼다. 장타성 코스로 날아가는 이원석의 타구를 미끄러져 넘어지며 잡아냈다. LG의 기세를 한층 더 끌어올리는 호수비였다.
LG 박동원이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 7회말 번트를 댄 뒤 노시환의 1루 송구가 빗나간 틈을 타 1루로 달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화는 수비에서의 약점을 고스란히 노출했다. 한화 3루수 노시환은 1·2차전 내내 수비 실책을 범하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1차전에서는 치명적인 악송구로 실점했다. 5회말 1사 3루, 3루 쪽으로 튄 오스틴 딘의 땅볼을 홈으로 송구했으나 공이 포수 뒤쪽으로 빠졌다. 3루 주자 신민재는 안전하게 홈으로 들어왔다.
노시환은 2차전에서도 평범한 타구를 처리하지 못했다. 7회말 무사 2루, 박동원이 3루 쪽으로 번트를 댔다. 노시환은 곧바로 공을 잡아 1루로 던졌으나 송구가 빗나갔다. 박동원은 무사히 1루 베이스를 밟았고 2루 주자 오지환은 홈까지 들어왔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노시환의 연이은 수비 실책에 대해 “코멘트를 하고 싶지 않다”라고 말한 뒤 인터뷰실을 떠났다.
시리즈를 연달아 치르며 지친 팀은 수비가 허술해지곤 한다. PO에서는 와일드카드결정전부터 준PO를 거쳐 올라온 삼성이 5경기 동안 실책 6개를 범했다. 비교적 여유로운 한화는 실책 2개에 그쳤다. 이제는 한화의 처지가 바뀌었다. LG의 기세를 꺾기 위해서는 체력적 열세를 이겨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