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 국가대표팀 주장 박해민. 이두리 기자
승리의 리더십을 한 번 더 발휘해야 할 때다.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 주장으로 선출된 박해민(35·LG)은 2025 한국시리즈(KS) 우승의 여운을 뒤로하고 국가대표 평가전에 전념한다.
박해민은 지난달 31일 KS를 마치고 1일에는 잠실 홈에서 통합우승 축승회에 참가했다. 2일과 3일 경기 고양에서 진행된 대표팀 훈련을 건너뛰고 4일 고척 훈련부터 합류했다. 우승 반지를 끼고 닷새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빠르게 ‘국가대표 모드’로 전환했다.
류지현 야구대표팀 감독은 박해민에게 주장직을 맡겼다. LG를 통합우승으로 이끈 리더십을 높게 평가했다. 2022년 LG 감독 시절 박해민을 지도했던 류 감독은 이번 KS 전부터 박해민에게 전화를 걸어 ‘이번 대표팀에서 주장을 해줘야겠다’라고 말했다. 박해민은 ‘맡겨만 주시면 최선을 다해서 책임감을 갖고 잘해보겠다’라고 화답했다.
박해민은 지난 3일 저녁 선수단과 만나 주장으로서의 마음가짐을 전했다. 그는 “평가전을 위해 모였다고 생각하면 가벼운 마음으로 대표팀에 올 수도 있는데 이제부터 마음을 강하게 바꿔 먹고 평가전 4경기를 모두 이긴다는 생각으로 훈련에 임했으면 좋겠다고 선수들에게 이야기했다”라고 전했다.
박해민은 “‘KOREA’가 적힌 대표팀 유니폼을 입는 순간 KS 우승에 관한 생각은 다 없어졌다”라며 “대표팀을 위해 뭘 해야 할지를 가장 먼저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주장으로 선임됐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평가전에서 좋은 성적을 낼지, 어린 선수들과 어떻게 소통해야 할지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의 박해민과 문보경이 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훈련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해민은 KS 기간 적으로 상대했던 한화 선수들을 이번 대표팀에서 동료로 만난다. KS 당시 문현빈이 ‘박해민 선배님에게 수비를 배우고 싶다’라고 말하자 박해민은 ‘그럼 난 타격을 배우겠다’라고 화답한 바 있다.
박해민은 “오늘은 현빈이와 타격 조가 달라서 타격을 배우진 못했다”라며 “수비할 때 현빈이가 스타트를 어떻게 하는지 물어봐서 그에 관해 이야기를 해줬다”라고 말했다. 박해민은 “앞으로 같이 얘기할 시간이 많으니 언제든 궁금한 걸 물어보라고 이야기했다”라며 “저도 현빈이가 타격에 어떤 식으로 접근하는지 궁금해서 서로의 노하우를 주고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박해민은 이번가를 극심한 슬럼프를 겪고 있는 대표팀 동료 김서현에 대한 격려의 말도 전했다. 박해민은 “큰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지나간 일보다는 앞에 놓인 과제를 하나씩 해결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라며 “성장통이 세게 온 만큼 더 많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