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디펜딩 챔피언 울산, 감정 컨트롤 실패하며 강등권 ‘단두대 매치’ 앞둬

입력 : 2025.11.05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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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HD 김민혁(가운데)이 지난 1일 FC안양과의 경기 도중 경고 누적으로 퇴장 명령을 받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울산 HD 김민혁(가운데)이 지난 1일 FC안양과의 경기 도중 경고 누적으로 퇴장 명령을 받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지난 시즌까지 K리그1 3연패를 이룬 명문 울산 HD가 처음 겪는 강등 위기 앞에서 흔들리고 있다. 최근 FC안양전에서 경기가 풀리지 않자 화풀이를 보인 김영권부터, 한 경기에서 무더기 경고 5장과 퇴장까지 나오는 등 극심한 심리적 압박에 무너지는 모습이다. 오는 9일 수원FC와의 맞대결은 울산의 운명을 가를 승점 6점짜리 결정전이 된다.

지난 1일 안양 홈에서 열린 K리그1 35라운드 경기에서 울산은 선제골을 넣고도 1-3 역전패를 당하며 강등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최근 제대한 에이스 이동경의 복귀전이었지만 김민혁의 퇴장 이후 경기가 무너졌다. 특히 눈길을 끈 건 베테랑 김영권의 행동이었다. 경기가 풀리지 않자 안양 서포터석 가변석 벽에 공을 강하게 차 화풀이했고, 주심으로부터 주의를 받았다. 관중 소요를 유발할 수 있는 도발적 행위는 징계 대상이 될 수 있다.

감정 컨트롤 실패는 경기 기록에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울산은 전반에만 옐로카드 5장을 수집했고 노상래 감독 대행까지 경고를 받았다. 김민혁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강등권 탈출 싸움이라는 낯선 위기 상황에서 베테랑 선수들조차 위기 관리에 실패한 셈이다.

현재 울산은 승점 41점으로 9위, 수원 FC는 승점 39점으로 10위다. 최하위 12위는 다이렉트 강등, 10·11위는 승강 플레이오프 대상이다. 오는 9일 울산 홈에서 열리는 맞대결에서 울산이 패배하면 수원에게 순위를 내주며 강등권까지 밀려난다. 남은 경기가 단 두 경기밖에 없는 상황에서 강등 위기가 현실화되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울산의 일정은 험난하다. 5일 비셀 고베와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일본 원정을 치른 뒤, 9일 수원전을 소화하고, 다시 광주 원정, 태국 부리람과의 ACLE 홈경기를 거쳐 마지막으로 제주와의 홈경기가 기다린다. K리그 일정 사이사이에 ACLE 경기를 두 번이나 소화해야 하는 살인적 일정이다.

상대 전력도 만만치 않다. 광주는 1부 잔류를 확정했지만 전북과 코리아컵(FA컵) 결승을 앞두고 있다. 이 대회에서 우승해야 ACL 티켓을 확보할 수 있어서 베스트 전력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최종전 상대 제주 역시 강등권 탈출을 위해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울산의 전력 누수도 심각하다. 이번 수원전에서 김민혁은 퇴장 징계로, 강상우는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다. 경험 있는 선수들이 빠진 가운데 외국인 공격수 말컹이 복귀했지만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고, 에릭은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하다.

반면 수원은 파이널B 팀 중 최다 득점을 기록할 만큼 공격력이 살아있다. 싸박 등 득점력 있는 공격수를 보유하고 있고, 수원 역시 울산을 잡아야만 강등권 탈출이 가능해 절박한 상황이다.

울산이 이번 주말 수원전에서 승리하면 잔류 확정 가능성이 커진다. 무승부로도 2점 차를 유지하며 잔류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하지만 패배할 경우 승강 플레이오프로 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9일 오후 4시 30분 울산 홈에서 열리는 수원전은 K리그 명문의 운명을 가를 결정적인 90분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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