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만한 코치들 죄다 불러들였다… ‘허슬두&우승’ 두 축 세운 두산

입력 : 2025.11.06 01:03
  • 글자크기 설정

2000년대 초반 ‘허슬두’ 멤버 홍원기

수석코치로 깜짝 영입 이어

‘2세대 허슬두’ 손시헌·정재훈 합류

SSG 우승 함께한 이진영·손지환까지

알짜 지도자 싹쓸이…왕조 재건 박차

“집토끼 다 단속…외부FA도 적극 고려”

두산, FA시장 돌풍 주역 될수도

두산 김원형 감독, 손시헌 퀄리티컨트롤(QC) 코치, 홍원기 수석코치(왼쪽부터)가 지난 2일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서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작은 사진 왼쪽부터 정재훈 투수코치, 이진영 타격코치, 손지환 수비코치. 두산 페이스북 캡처·각 구단 제공

두산 김원형 감독, 손시헌 퀄리티컨트롤(QC) 코치, 홍원기 수석코치(왼쪽부터)가 지난 2일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서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작은 사진 왼쪽부터 정재훈 투수코치, 이진영 타격코치, 손지환 수비코치. 두산 페이스북 캡처·각 구단 제공

두산은 한때 왕조였다. 2015년부터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3차례 우승을 거머쥐며 KBO리그 절대 강자로 군림했던 두산은 2022년 9위로 낯선 탈락을 경험한 뒤 회복하지 못했다. 2023부터 2년 연속 와일드카드전에서 탈락하고 2025년 다시 9위로 추락했다. 그 사이 잠실 이웃 LG가 최근 2번을 우승하며 새로운 왕조 건설에 도전하고 있다.

두산이 작정하고 변신을 준비한다.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든 두산이 KBO리그 알짜 코치들을 싹쓸이하며 부활 의지를 가감 없이 표출하고 있다.

김원형 두산 신임 감독은 지휘봉을 잡자마자 내년 성적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 10월23일 취임식에서 “두산 특유의 끈끈한 야구, 경기가 끝날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 뚝심있는 야구를 했기 때문에 ‘미라클 두산’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고 생각한다. 다시 한번 우승을 목표로 다 같이 노력해보고 싶다”며 “내년에는 한국시리즈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간 하지 않던 사장과 단장의 심층 면접까지 거쳐 선임된 김 감독의 취임 일성은 곧 구단의 방향성이었다.

새 코치진 구성에도 이런 구상이 반영됐다. 홍원기 수석코치와 손시헌 퀄리티컨트롤(QC)코치, 정재훈 투수코치 영입을 발표한 두산은 아직 계약서에 사인하지는 않았지만 이진영 타격코치, 손지환 수비코치와도 함께 하기로 했다.

키워드는 ‘허슬두’와 ‘우승’이다.

올 시즌 전반기까지 리그 사령탑이었던 인물을 곧바로 수석코치로 영입한 것부터 야구계에는 잔잔한 충격이다. 전반기를 마치고 키움 사령탑에서 물러난 홍원기 신임 수석코치는 두산에서 1999년부터 2005년까지 뛰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1번, 준우승을 2번 경험했다. 두산의 ‘허슬두’가 시작되던 시기 멤버였다. 그 다음 ‘허슬두’ 세대가 손시헌·정재훈 코치다. 나란히 두산 출신이다. 손 코치는 2003년부터 2013년까지, 정 코치는 2003년부터 2014년까지 두산에서 활약하며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4번 했다.

두산의 코치 수집은 ‘출신’에만 집중되지 않는다. 김 감독은 감독으로 선임된 직후부터 기본기와 수비, 투수력을 강조하고 “감독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코치의 역할도 커서 유능한 분들을 모셔오고 싶다”고 했다. 최근 타 구단의 핵심 보직을 맡아 리그 트렌드를 잘 알고 있고 좋은 실적을 냈던 코치들을 쏙쏙 빼갔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던 팀의 투·타 메인 코치를 모두 영입했다. 정재훈 코치는 두산에서 코치를 하다 KIA로 이동한 뒤 지난해 통합우승을 견인했다. 이진영 코치는 김원형 감독이 SSG를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으로 이끌었던 2022년 타격 코치로 함께 했다. 2024년 삼성으로 옮겨셔도 첫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했고, 올해는 정규시즌을 4위로 마친 뒤 포스트시즌 특유의 타격감을 되살리며 팀을 플레이오프 5차전까지 끌고 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 현재 국가대표팀 타격코치도 맡고 있다.

감독을 가장 옆에서 보좌하고 선수단과 연결해야 할 역할을 맡은 홍원기 수석코치는 2022년 한국시리즈에서 키움 감독으로 김원형 감독과 격돌했던 주인공이다.

곧 열리는 FA 시장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 감독은 내부 FA를 모두 잡아달라고 공개적으로 구단에 요청한 상태다. 투수 최원준·이영하, 야수 김재환·조수행이 FA 자격을 얻었고 투수 홍건희는 옵트아웃을 행사할 수 있다. 외부 FA 영입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두산 관계자는 통화에서 “내부 FA와 외부 FA 협상에 모두 적극적으로 임할 생각”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채 각 선수가 우리 팀 전력 보강에 도움 될지를 검토하고 있다. 기존 선수들과의 시너지 효과와 몸값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 공유 영역
댓글 레이어 열기 버튼
기자 정보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