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새로운 심장, 천안에서 뛴다…‘파주 시대’ 끝, ‘천안 시대’ 개막

입력 : 2025.11.10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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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에 건립된 선수 숙소동과 메인 경기장. 김세훈 기자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에 건립된 선수 숙소동과 메인 경기장. 김세훈 기자

대한민국 남자축구대표팀이 10일 충남 천안 입장면에 위치한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에서 훈련을 시작했다. 2001년부터 20여 년간 한국 축구 상징으로 심장 노릇을 해온 ‘파주 시대’가 막을 내리고, 이제는 ‘자기 집 시대’, 즉 ‘천안 시대’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 순간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이곳에서 국가대표팀 선수단을 소집했다. 손흥민(LAFC) 등 국가대표 11명이 모였다. 대표팀은 오는 14일 볼리비아(대전)전, 18일 가나(서울)전에 앞서 이곳에서 훈련한다. 국가대표팀이 천안에서 훈련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홍명보 감독은 “이곳이 파주에 비해 훨씬 넓고 시설도 좋다”며 “선수들이 좋은 환경에서 조금 더 편안하게 쉬고 조금 더 집중력있게 훈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협회는 오랜 파주 시대를 마무리한 배경에는 강한 자립 의지가 있다. 협회와 파주시간 파주센터 무상임대 계약은 2024년 1월 만료됐다. 이후부터 협회는 매년 임대료로 매년 26억 원을 파주시에 지불해야 했다. 협회는 “남의 집에서 세를 내고 세를 올릴까봐 불안하게 사는 대신, 부담이 있어도 우리 집을 짓고 우리 마당에서 지내는 게 바람직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파주센터는 2001년 완공돼 사용돼왔는데 시설 노후화와 공간 제약으로 인해 ‘새둥지’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협회는 2022년 4월 천안종합센터 건립을 착공했고 지난 9월 천안시로부터 임시 사용 승인을 받았다.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에 건립되고 있는 실내축구장 외관 모습. 김세훈 기자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에 건립되고 있는 실내축구장 외관 모습. 김세훈 기자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는 총면적 47만8000㎡(약 14만5000평) 규모다. 크기는 파주트레이닝센터의 약 4배다. 축구장은 7면에서 11면으로 늘었고, 대표팀 숙소는 72실(7평)에서 82실(11평)로 확충됐다. 회의실은 8개로 확대돼 각종 회의, 분석, 지도자 교육까지 병행할 수 있다. 천연잔디가 깔린 메인 스타디움(약 3000석 규모), 실내 축구장, 체력단련장, 회의실, 의료·재활시설, 장비동 등 뛰어난 인프라가 완비됐다. 구장 11면 중 4면은 천연잔디, 7면은 최신식 하이브리드 인조잔디로 구성돼 있다.

축구종합센터 건립에는 천안시가 약 2200억 원 규모 기반시설 및 부지 지원을 내놓았고 축구협회가 1800억원을 직접 부담했다. 협회는 은행으로부터 약 900억 원 안팎 대출 승인을 받았고 국제축구연맹(FIFA)로부터 지원금을 받아내는 등 재원 마련을 위해 노력했다. 앞으로 경기장 네이빙 스폰서 등을 통해 부족한 재원을 보충하겠다는 계획도 마련됐다.

10일 천안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 외관. 연합뉴스

10일 천안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 외관. 연합뉴스

이번 센터 건립은 단순히 훈련시설을 새로 짓는 것을 넘어 한국 축구가 자립하기 위해 대딛은 첫걸음으로 평가받는다. 파주에서 쌓아 올린 20년 이상 경험을 발판으로 이제는 ‘남의 공간이 아닌, 우리 공간에서 미래를 스스로 만들어가는 시대’가 열렸다. 국내 거의 모든 경기단체는 단체 운영비, 사업비 등을 정부로부터 상당 부분 지원받고 있다. 대한체육회 회원종목단체 중 서울 이외 지역에서 협회를 둔 곳은 대한축구협회, 대한골프협회 정도뿐이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천안시는 축구협회 결단에 발맞춰 행정·재정 지원을 조금 더 강화해주길 바란다”며 “현 정부 역시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장려하는 기조 아래 축구협회가 자립 기반을 스스로 마련한 데 대해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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