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미 “‘오겜’ 後 달라진 나, 인생 더 멋지고 착하게 살고파”

입력 : 2025.11.11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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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유미, 사진제공|넷플릭스

배우 이유미, 사진제공|넷플릭스

배우 이유미의 삶을 큰 파도가 훑고 지나갔다. OTT플랫폼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 ‘오징어게임’ 이후 ‘이유미의 세상’이 달라졌다. 그도 인정하는 바다.

“많은 변화가 생겼죠. 제 삶에 무게가 생겼다고나 할까요? 예전엔 ‘에이, 내가 뭐라고’라고 생각했다면, 요즘은 인생을 좀 더 멋지고 착하게 살고 싶어졌어요. 더 정직하게 살아서 남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많아졌고요. 물론 여기까지 흘러온 것에 대해 큰 만족감도 있어요. 흐름대로 잘 흘러왔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는 거니까요. 이젠 이걸 어떻게 더 다채롭게 만들어갈까 고민하면서 나아가려고요.”

이유미는 11일 스포츠경향과 만나 넷플릭스 새 시리즈 ‘당신이 죽였다’(감독 이정림)서 가정폭력 생존자 ‘희수’ 역을 맡은 소감, 상대역인 전소니에 대한 애정, 그리고 데뷔 17년차 배우로서 소회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배우 이유미, 사진제공|넷플릭스

배우 이유미, 사진제공|넷플릭스

■“가정폭력 가해자들, 저주할 거예요”

‘당신이 죽였다’는 죽거나 죽이지 않으면 벗어날 수 없는 현실 앞에서 살인을 결심한 두 여자 ‘희수’(이유미)와 ‘은수’(전소니)가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시리즈다. 그는 남편 ‘진표’(장승조)로부터 가정폭력을 당하는 생존자 ‘희수’로 분한다.

“처음엔 ‘희수’를 보면서 ‘왜 빨리 도망치지 않지’란 답답한 마음이 들었어요. 제가 희수와 성격이 달라서 그랬겠죠. 하지만 ‘희수’의 삶을 계속 상상해보니 그를 이해하게 됐고, 처음 답답하다고 생각했던 게 미안해지더라고요. 제가 함부로 재단할 수 없는 거니까요. 그러면서 생존자 사례집으로 여러 사례들을 공부했고, 이 시리즈가 실제 생존자들에게 나쁜 기억을 떠올리기보다는 응원과 용기를 주는 작품이길 바라는 마음이 더 커졌어요. 연기하는 데엔 늘 조심스러웠지만, 응원의 마음은 강했어요.”

‘당신이 죽였다’ 속 이유미.

‘당신이 죽였다’ 속 이유미.

‘희수’를 더 잘표현하고 싶은 마음에 몸무게를 감량하기도 했다고. 평소에도 42kg 가냘픈 체구지만, 가정폭력 생존자 연기를 위해 6kg 정도 뺐다는 그다.

“아무래도 희수에게 ‘식사’는 남편과 같이 먹어줘야하니 갖는 불편한 자리일 것 같아서 외형도 왜소할 거라 생각했어요. 몸에서도 아픔이 보이길 바랐고요. 그래서 36kg까지 뺐죠. 식이를 했다기 보다는 아예 안 먹으려고 잠을 많이 잤죠. 촬영하면서 원래 밥을 잘 못먹기도 해서 유지하는 게 어렵진 않았고요. 자연스럽게 살이 빠져서, ‘아, 난 이 작품을 하기 위해 태어난 체질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생존자를 대신 연기하면서 가정폭력 가해자들에 대한 분노는 더욱 커졌다.

“그런 사람들에겐 정말 할 얘기가 많지만, 딱 한마디만 제대로 하고 싶어요. 진짜 죄값을 톡톡히 치렀으면 좋겠다고요. 그게 법이든 뭐든 상관없이, 그들에게 남은 인생들이 평안하지 않았으면 해요. 매일이 불쾌하고 매일이 아프길 바라고요. 저주 같죠? 맞아요. 정말 저주할 겁니다.”

배우 이유미, 사진제공|넷플릭스

배우 이유미, 사진제공|넷플릭스

■“17년째 배우로서 걸어온 나, 잘했다고 칭찬해주고파”

그는 이번 작품으로 만난 전소니에 대해 애정 듬뿍 담은 표현도 쏟아냈다.

“선한 사람이에요. 처음 볼 때부터 정말 선하다는 게 느껴질 정도였죠. 또 남들보다 예쁜 말을 더 예쁘게 하는 재주도 있거든요. 그래서 전소니에게 칭찬을 들으면 남들에게 듣는 것보다 더 기분이 좋아요. 빨리 친해지고 싶었던 이유기도 했고요. 전소니의 칭찬은 진정성이 느껴져서 ‘아, 저 언니가 칭찬한 거면 진짜다’란 생각까지 들었어요. 그래서 현장에서도 쉬지 않고 질문을 쏟아냈고, 수다도 많이 떨었죠.”

‘가정폭력’이란 무거운 소재를 다룬 작품이지만 현장만큼은 밝은 분위기를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캐릭터와 자신을 분리해 감정적 손상도 안 입으려고 했단다. 데뷔 17년차다운 노하우다.

“제가 그동안 연기한 캐릭터들을 모아보니 억울하게 당하는 인물들이 꽤 많더라고요. 의도적으로 고른 것도 아닌데 말이죠. 그래서 캐릭터와 절 분리시키는 노하우도 생겼나봐요. 하하. 이번 현장에서도 혹시나 제가 감정에 휩쓸릴까봐 걱정했는데, 오히려 굉장히 건강한 상태로 촬영에 임해서 현장에 상주하던 심리상담 선생님이 심리 상태를 상태만 가볍게 해줄 정도였다니까요.”

2009년 한 광고로 데뷔한 이후 17년간 꾸준히 한길을 걸어온 자신에게도 칭찬을 건넸다.

“참 잘 걸어온 것 같아요. 평소엔 신경쓰지 않고 걸어서 잘 넘어지곤 하는데, 연기라는 하나의 꿈을 바라보고 걷는 것 만큼은 넘어지지 않고 마라톤처럼 잘 걸어왔구나란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도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그저 흐르는 대로 몸을 맡긴 채 단순하게 살거예요. 그게 제 노하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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