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지형과 한지형의 조화, 덧파종에만 3억원 이상 투자…테디밸리 골프장의 잔디가 완벽했던 이유

입력 : 2025.11.13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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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챔피언십 2라운드 경기가 열린 지난 7일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 12번 홀 페어웨이가 단풍이 물들기 시작한 나무들과 달리 짙은 초록색을 띠고 있다.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챔피언십 2라운드 경기가 열린 지난 7일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 12번 홀 페어웨이가 단풍이 물들기 시작한 나무들과 달리 짙은 초록색을 띠고 있다.

양잔디이긴 했지만 여름에는 난지형을 썼다. 가을에는 골프장 문을 아예 닫고 한지형 잔디의 씨를 덧뿌렸다.

올 시즌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최종전을 개최한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가 양잔디를 쓰면서도 완벽한 페어웨이를 자랑한 데에는 남다른 비결이 있었다.

지난 6~9일 남자골프 시즌 최종전 KPGA 투어 챔피언십이 열린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는 뛰어난 코스 컨디션으로 선수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대회에서 우승한 투어 21년 차 박상현은 “코스 안에 수리지가 한 곳도 없다. 페어웨이, 러프 잔디, 그린 상태까지 이번 시즌 최고의 코스”라고 했다. 역시 20년 넘게 투어에서 뛴 최진호도 “올 시즌 최고의 코스임에 틀림 없다”고 말했고, 제주 출신인 최승빈은 “제주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이렇게 완벽한 대회 코스는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이번에 KPGA 투어 대회를 처음 개최한 테디밸리가 이처럼 좋은 코스 컨디션을 자랑할 수 있었던 것은 잔디 관리의 노하우와 과감한 투자 덕분이다.

테디밸리는 다른 많은 고급 골프장처럼 양잔디를 쓰고 있다. 하지만 종류가 다르다.

한국의 양잔디 골프장들에 깔린 잔디는 대부분 켄터키 블루 그래스 또는 벤트 그래스다. 켄터키 블루 그래스는 축구장 그라운드에 많이 쓰이는 양잔디이고, 벤트 그래스는 골프장 그린에 쓰이는 잔디다. 둘 다 추위에 강한 한지형 잔디들이다.

그런데 이들 잔디는 최근 이상기온이 잦은 한국의 무더위를 견뎌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KB금융 스타챔피언십이 열리는 블랙스톤 이천은 지난해까지 페어웨이와 러프에 깔았던 켄터키 블루 그래스를 올해 한국 잔디로 교체했다.

벤트 그래스를 그린은 물론 페어웨이에도 깔고 있는 테디밸리 인근 한 고급 골프장도 올 여름 페어웨이가 너무 망가져 일부 홀부터 페어웨이를 한국 잔디로 교체하고 있다.

테디밸리는 이들과 달리 페어웨이와 러프에 버뮤다 그래스를 사용하고 있다. 버뮤다 그래스는 따뜻한 기후에 강한 난지형 잔디다. 플로리다주 등 미국 남부 지방의 골프장에서 많이 사용하는 잔디로 여름에 사용하기 적합하다.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챔피언십 2라운드 경기가 열린 지난 7일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 16번 홀 그린에서 바라본 페어웨이 너머로 한라산이 보이고 있다.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챔피언십 2라운드 경기가 열린 지난 7일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 16번 홀 그린에서 바라본 페어웨이 너머로 한라산이 보이고 있다.

버뮤다 그래스는 대신 추위에 약해 겨울에는 갈변과 성장 정지가 나타난다. 이 때문에 테디밸리는 매년 9월 한지형 잔디인 라이 그래스를 덧뿌린다. 이른바 ‘오버시딩(Overseeding·덧파종)’을 하는 것이다. 한지형 잔디는 강추위만 아니면 겨울에도 초록색을 유지하기 때문에 버뮤다 그래스가 갈색으로 변한 뒤에도 페어웨이를 푸르게 만든다.

테디밸리는 오버시딩을 할 때는 10일간 골프장 문을 아예 닫는다. 잔디가 뿌리를 잘 내릴 수 있도록 시간을 주기 위해서다. 오버시딩에 필요한 잔디씨를 구입하는데 드는 비용은 3억원에 달한다. 영업 손실까지 감안하면 3억원이 훨씬 넘는 돈을 오버시딩에 투자하는 셈이다.

테디밸리는 또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최고의 코스 컨디션에서 경기할 수 있도록 개막 사흘 전부터 휴장에 들어갔다.

선수들의 높은 평가 뒤에는 그만큼 많은 투자가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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