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LG 칼 타마요가 지난달 27일 부산 KCC와의 홈경기에서 코트에 들어서면서 아셈 마레이를 끌어 안고 있다. KBL 제공
프로농구 디펜딩 챔피언 창원 LG가 칼 타마요와 아셈 마레이라는 리그 최강 빅맨 조합을 앞세워 골 밑을 완전히 장악하며 정상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LG는 12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과의 원정 경기에서 95-83으로 승리하며 10승 4패로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타마요가 34득점, 마레이가 22득점 17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올리며 56득점을 합작했다. 두 선수가 페인트존을 완전히 지배하면서 경기를 일찌감치 LG 페이스로 끌고 갔다.
조상현 감독이 경기 전 강조한 “공수의 핵심은 마레이”라는 전술이 정확히 들어맞았다. 마레이가 골 밑에서 앤드류 니콜슨과 이원석을 잇달아 파울 트러블에 빠뜨리며 삼성의 수비 구도를 무너뜨렸고, 타마요는 이렇게 만들어진 공간에서 2점 슛만으로 28득점을 쏟아냈다.
삼성이 3점 슛 13개를 성공시키며 성공률 54%를 기록했지만 LG는 흔들리지 않았다. 조 감독은 “우리 팀의 장점은 4번과 5번 포지션 선수들이 골 밑에서 서로 패스를 주고받으며 득점 기회를 만드는 것이고, 골 밑 장악력은 리그 상위권”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슈터 유기상의 부상 공백에도 최형찬이 3점 슛 3개를 성공시키며 9득점을 보탰다. 전반 빠른 킥아웃 패스에 이은 외곽포가 적중했다. 조 감독이 구축한 다양한 공격 패턴이 빛을 발하는 장면이었다. LG는 앞서 10일 FA 최대어 허훈이 합류한 부산 KCC를 상대로도 20점 차 이상 대승을 거두며 우승 후보 전력을 뽐냈다.
LG가 단독 선두를 지키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지난 5일 몽골에서 열린 동아시아 슈퍼리그(EASL) 자크 브롱코스전을 치른 뒤 8일 원주 DB 원정, 10일 창원 홈에서 부산 KCC전을 소화하고 이틀 만에 서울로 올라와 삼성과 맞붙는 살인적 일정을 소화했다.
조 감독은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현재 전력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에이스 양홍석이 곧 상무에서 전역하지만 바로 주전으로 투입하지 않을 계획이다. 주축 선수 부상이나 비상 상황에 대비한 백업 자원으로 활용하면서 서서히 팀에 녹아들게 할 예정이다.
LG의 불안 요소는 EASL과 국내 리그를 병행하는 일정 정도다. 조 감독은 “창원에서 4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서울로 올라와서 경기했는데 힘든 일정을 잘 버텨주고 있어서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19일 대만에서 열리는 동아시아 슈퍼리그 경기가 끝날 때까지 10승만 해줘도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10승을 했다”며 “선수들이 자만하지 않고 더 높은 곳으로 잘 이끌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