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런 저지. 게티이미지
‘무결점 타자’가 ‘60홈런 포수’를 제쳤다. 뉴욕 양키스 에런 저지가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다.
저지는 14일 1위표 4장 차이로 MVP를 수상했다.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 투표에서 1위표 30장 중 17표, 2위표 13표를 받았다. 시즌 내내 저지와 경쟁한 칼 롤리(시애틀)는 1위표 13장, 2위표 17장을 받았다. 저지와 롤리가 1, 2위표 전체를 양분했다. 저지에게 투표한 17명 중 2명만 ‘다른 선택’을 했다면 역사상 2번째 공동 MVP가 나올 만큼 접전이었다.
저지는 올 시즌 타율 0.331에 53홈런 114타점을 기록했다. 타율은 30개 구단 전체 1위, 홈런은 칼 롤리, 카일 슈워버(필라델피아),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에 이은 전체 4위였다. 출루율(0.457)과 장타율(0.688)도 압도적 차이로 전체 1위였다. 기록상 저지는 비교 대상을 찾기 어려울 만큼 올해 최고 타자가 분명했다. 저지가 올 시즌 기록한 OPS는 1.145다. 롤리는 0.948로 전체 4위를 차지했다. 둘의 OPS 차이는 0.197이다. 4위 롤리와 전체 77위인 밀워키 윌리엄 콘트레라스(0.754)의 차이와 비슷한 수치다.
저지 같은 슬러거가 0.331이라는 고타율을 기록한 것 자체가 극히 드물다. MLB닷컴은 “타격왕이 50홈런 이상을 때린 건 저지 이전 지미 폭스(1938년)와 미키 맨틀(1956년) 2명 뿐”이라고 전했다. ‘홈런 야구’가 되면서 리그 전반에 파워 일변도 경향이 뚜렷하다. 올해 AL 전체 평균 타율은 0.244에 그쳤다. 그러나 저지는 타율과 장타라는 ‘전통적인’ 타격의 양대 미덕에 모두 충실했다. MLB닷컴은 “저지가 올해 때린 53홈런은 역대 타격왕 중 최다 홈런 기록”이라고 덧붙였다. 저지는 2022년과 2024년에 이어 개인 통산 3번째 MVP를 수상했다.
저지에 결국 밀렸지만, 롤리 또한 역사적인 시즌을 보냈다. 정규시즌 타율 0.245에 60홈런 125타점을 기록했다. 포수 60홈런은 역대 최초다. 스위치 히터 역대 최다 홈런 기록도 갈아치웠다. 경쟁자가 저지였다는 것이 불운이었다.
오타니 쇼헤이. 게티이미지
AL의 접전과 달리 내셔널리그(NL)는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1위표 30장을 독식하며 ‘만장일치’로 MVP 3연패에 성공했다. 한때 대항마로 평가받던 ‘홈런왕’ 카일 슈워버(필라델피아)는 2위표 23장을 받는 데 그쳤다.
오타니는 올 시즌 타율 0.282에 50홈런 20도루 102타점을 기록했다. 투타 겸업도 재개했다. 14차례 선발 등판해 47이닝 동안 평균자책 2.87을 기록했다.
오타니는 이날 수상으로 3년 연속 MVP를 차지했다. 최근 5년 중 4번째 수상이다. 오타니는 LA 에인절스 시절이던 2021시즌 아메리칸리그(AL) MVP를 받았고, 2023년 다시 AL MVP를 차지했다. 다저스 이적 첫 시즌인 지난해 초유의 50홈런-50도루로 NL MVP를 받았다. 2022년은 저지에 이어 2위에 올랐다. MVP 3연패, 5년 중 4차례 수상 모두 배리 본즈에 이어 역사상 2번째다.
개인 통산 4차례 MVP도 본즈 다음이다. 본즈는 2001~2004시즌 MVP 4연패를 포함해 통산 7차례 MVP를 차지해 역대 최다 수상자로 남아 있다.
오타니는 올해를 포함해 4차례 MVP 모두 ‘만장일치’로 따냈다. 2차례 이상 만장일치로 MVP를 따낸 건 MLB 역사를 통틀어 오타니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