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국대 51번’은 문현빈입니다”…등번호 양보한 이정후, WBC선 몇 번 달고 뛰나

입력 : 2025.12.03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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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가 2일  열린 2025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일간스포츠 제공

이정후가 2일 열린 2025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일간스포츠 제공

“혹시 몰라 플랜B, 플랜C 번호까지 다 준비해 놨다.”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에서 뛰는 이정후(27)가 국가대표팀 후배를 위해 자신의 ‘등번호 ‘51번’을 흔쾌히 양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정후는 2일 서울 강남구 라움아트센터에서 열린 2025 조아제약 프로야구대상 시상식에서 특별상을 받은 뒤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저는 등번호 욕심이 진짜 없다. (문)현빈이가 태극마크 달고 자기 번호로 뛰는 경험을 꼭 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현빈은 국내 프로팀 선수들로 꾸려진 대표팀에 합류해 출전한 지난달 2025 K-베이스볼 시리즈에 등번호 51번을 달고 뛰었다. 현재 대표팀 에이스인 이정후와 등번호가 같다. 이정후는 키움에서 데뷔할 때부터 대표팀, 그리고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에도 등번호 51번을 달고 뛰었다. 일반적으로 등번호는 에이스, 선배에게 우선권이 주어진다. 하지만 이정후의 선택은 ‘양보’였다.

“(문)현빈이에게도 직접 이야기했다. 진심으로 양보할 생각”이라는 이정후는 “대표팀은 보통 선배들에게 우선권이 있다 보니, 나이 차이가 얼마 안 나는 후배들은 계속 같이 뽑히면 자기 번호를 한 번도 못 달고 국가대표 생활이 끝날 수도 있다”고 깊은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이어 “나는 이미 51번을 달고 많이 뛰어봤다. 국가대표 유니폼에 자신의 등번호를 새기고 그라운드에 나서는 게 선수에게 얼마나 큰 자부심과 의미인지 잘 안다”며 “현빈이가 그 벅찬 감정을 느껴보고 좋은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고 후배를 챙겼다. 자신이 선택할 다음 등번호는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혹시 몰라 플랜B, 플랜C 번호까지 다 준비해 놨다”며 웃었다.

이날 최고 타자상을 수상한 옛 동료 송성문(키움)의 메이저리그 진출 꿈도 응원했다. 이정후는 “성문이 형이 상 받는 걸 보니 옛날 제 생각이 난다”고 농담하면서도 “형의 위상이 많이 높아졌다. 시상식에서 같이 이야기 나누고 축하해줄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뛰다 보면 경기 중에 우리말로 편하게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동료가 그립다”며 “성문이 형이 (메이저리그에) 온다면 정말 큰 힘이 될 것이다. 같은 한국 선수와 뛰는 것만으로도 재밌는데, 친한 형과 함께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메이저리그 진출 첫 해인 지난해 어깨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던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 중견수로 풀타임을 소화했다. 2026년에는 시즌 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까지 강행군이 예고된다. 이정후는 “작년에는 어깨 재활 때문에 근력 운동을 많이 못했지만, 올해는 어깨가 완벽해서 비중을 늘렸다”며 “타격 감각을 잃지 않으려 예년보다 일찍 배팅 훈련도 시작했다. 귀국 후 바로 훈련에 돌입해 균형을 잡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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