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팀선 통했던 ‘아르헨식 효율축구’가 대표팀선 갈팡질팡…홍명보호 축구, 해외 언론서도 지적 이어져

입력 : 2025.12.05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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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따라 경기력 널뛰기

선수들도 ‘업무’ 혼란

포백 조직력마저 잃을라

홍명보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지난 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북중미월드컵 조 추첨이 진행되는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명보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지난 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북중미월드컵 조 추첨이 진행되는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의 갈팡질팡 게임 플랜이 문제로 떠올랐다. 월드컵 개막까지 6개월가량 남은 시점에서도 확실한 전술 스타일을 확립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은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참가국 분석에서 한국의 플레이스타일을 “아직 진행 중인 작업”이라고 평가했다.

디애슬레틱은 2일 한국 대표팀을 분석하며 “홍명보 감독은 더 효율적인 축구를 선보이기 위해 선임됐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홍 감독이 울산 HD에서 구사했던 축구를 대표팀에서도 재현하길 원했다는 것이다. 울산은 압박 강도는 높게 유지하면서도 선수들이 경기 중 뛰는 거리는 줄이는 방식으로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매체는 협회가 2022 카타르 월드컵 우승팀 아르헨티나가 당시 참가국 중 활동량은 하위권에 속했음에도 정상에 오른 점을 주목했다고 전했다. 불필요한 움직임을 줄이고 중요한 순간에 체력을 집중하는 축구를 지향했다는 의미다.

한국은 아시아 3차 예선을 무패(6승 4무)로 통과해 11회 연속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매체도 “아주 쉽게 본선 자격을 얻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예선을 무난히 통과한 뒤 강팀과의 평가전에서 홍 감독이 시도한 스리백의 성과는 엇갈렸다고 꼬집었다. 지난 10월 안방에서 열린 브라질과 평가전에서 0-5 참패를 당한 직후 파라과이를 2-0으로 꺾는 등 극과 극의 결과를 냈다. 같은 스리백 시스템을 사용하고도 상대에 따라 경기력이 들쑥날쑥하면서 홍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불분명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7월 동아시안컵부터 본격적으로 스리백 전술 실험에 나섰다. 월드컵 본선을 대비한 플랜B 마련 차원이었지만, 수비 숫자를 늘렸음에도 조직력이 오히려 흔들린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브라질전에서는 수비 라인 사이의 간격 조절 실패로 뒷공간을 쉽게 내줬다. 스리백 전술의 핵심인 윙백도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이태석(24·아우스트리아 빈), 설영우(27·즈베즈다) 등이 윙백으로 나섰지만 수비 부담 때문에 공격 가담이 늦어지거나, 반대로 공격 시 수비 복귀가 늦어 측면 공간을 내주는 문제가 반복됐다.

특히 수비 라인에 숫자를 많이 두다보니 미드필더 숫자가 부족해지면서 황인범(29·페예노르트), 백승호(28·버밍엄) 등이 상대 압박에 고립되거나 체력적으로 과부하가 걸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빌드업 자체가 차단되면서 손흥민(33·LAFC), 이강인(24·파리 생제르맹) 등 공격 자원들도 고립되거나 장점이 희석되는 경향을 보였다.

손흥민은 스리백 전술에서 주로 최전방 원톱으로 기용됐지만, 뒷공간을 파고드는 속도와 오프사이드 무력화 등 강점을 살리지 못하고 수비수와 몸싸움을 해야 하는 상황에 자주 맞닥뜨렸다. 미드필더들이 중원 싸움에 치이면서 전방으로 향하는 킬패스 빈도가 줄자, 손흥민이 하프라인 밑까지 내려와 공을 받는 장면이 늘었다. 골대와 멀어지면서 결정력을 발휘할 기회 자체가 줄어든 것이다.

전문가들은 선수들이 스리백 시스템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월드컵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완성되지 않은 전술을 너무 자주 사용하면서 플랜A인 포백 시스템의 조직력마저 잃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디애슬레틱은 조 추첨과 관련해 “한국은 16강 진출이 최소 목표이므로, 최근 4경기에서 한국을 상대로 17골을 넣은 브라질을 피하길 희망할 것”이라며 불안한 수비력까지 꼬집었다. 오는 6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조 추첨을 앞두고 홍명보호의 전술적 완성도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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