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진웅 은퇴에 고개 든 동정론 “30년 전 죄로 생매장은 가혹”

입력 : 2025.12.08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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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범 갱생 기회 박탈” 법조계·종교계 우려 표명

송경용 신부·한인섭 교수 “과거 들춰내 현재 삶 파괴는 잘못”

‘시그널2’ 무산 위기 “연기 볼 권리 있다” 팬심 결집

배우 조진웅. 경향신문 DB

배우 조진웅. 경향신문 DB

배우 조진웅(49·본명 조원준)이 과거 소년범 이력을 인정하고 전격 은퇴를 선언한 가운데, 주말 사이 그를 향한 동정론과 옹호 여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미 법적 처벌을 받은 30년 전의 과오로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무너뜨리는 것은 ‘현대판 연좌제’나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지난 7일, 성공회 송경용 신부는 자신의 SNS를 통해 조진웅 사태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송 신부는 “(소년범은) 대부분 빈곤과 결손이 중첩된 환경에서 자란다”며 “어린 시절 잘못에 대해 합당한 처벌을 받고 반성하며 살아왔다면 오히려 응원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과거를 들춰내 현재를 단죄한다면 그들은 숨도 쉬지 말라는 것인가” 라며 우리 사회의 과도한 도덕적 엄숙주의를 비판했다.

이러한 목소리는 정치권으로도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은 같은 날 송 신부의 글을 공유하며 “청소년 시절의 잘못을 언제까지 책임져야 하는지 고민이 깊어진다”고 공감을 표했고,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 역시 “모든 선택은 가역적이다. 변함없는 팬으로서 ‘시그널2’를 보고 싶다”며 은퇴 철회를 우회적으로 요청하기도 했다.

법조계 원로인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또한 “응당한 법적 제재를 받은 사안에 대해 일체 활동 중단을 요구하는 건 ‘사회적 생매장’이자 잘못된 해결책”이라고 꼬집었다. 소년법의 취지가 ‘처벌’보다는 ‘교화’와 ‘건전한 사회 복귀’에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 것이다.

그런가하면 법무법인 호인의 김경호 변호사는 7일 SNS를 통해 “해당 보도는 소년법의 취지를 훼손한 것”이라며, 조진웅의 과거 이력을 처음 보도한 기자를 ‘소년법 제70조 위반’으로 국민신문고를 통해 고발 조치했다고 알렸다. 김 변호사는 “30년 전 봉인된 판결문을 뜯어내 세상에 전시한 행위는 알 권리가 아니라, 저널리즘의 탈을 쓴 명백한 폭거이자 상업적 관음증“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경호 변호사의 페이스북 글 캡처

김경호 변호사의 페이스북 글 캡처

연예계 동료의 직접적인 옹호 발언도 있었다. 가수 이정석은 SNS에 “너희는 그리 털어서 먼지 안 나고 잘 살았느냐”라고 썼다가 강도 높은 비난 여론에 글을 삭제했고, 배우 정준은 “만약에 우리의 잘못을 내 얼굴 앞에 붙이고 살아간다면 어느 누구도 대중 앞에 당당하게 서서 이야기할 수 없을 거다”라며 “용서란 단어를 어떻게 써야할지 생각해보자”는 의견을 냈다.

누리꾼 사이에서도 갑론을박은 이어지고 있다. 초기에는 충격과 실망감이 주를 이뤘으나, 은퇴 선언 직후에는 “연기로 충분히 보답해왔다”, “피해자와 합의하고 죗값을 치렀다면 기회를 줘야 한다”, “30년 전 일로 현재의 커리어를 삭제하는 건 마녀사냥”이라는 반응이 늘고 있따. 특히 그가 긴 시간 대중에게 보여준 진정성 있는 연기와 태도를 기억하는 팬들은 “스스로에게 너무 가혹한 결정을 내렸다”며 복귀를 종용하는 분위기다.

반면, 여전히 성폭행 의혹 등에 대한 명확한 해명이 부족하다는 싸늘한 시선이 존재한다. 또 그의 은퇴가 당연한 수순이라 여기는 이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용서는 피해자가 해야하는 것” “본인 가족이 당했어도 용서할 수 있나” “단순한 방황이 아니라 피해자가 존재하는 중범죄라면 얘기가 다르다”, “그동안 정의로운 형사 역할로 대중을 기만했다는 배신감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한다. 더욱이 성인이 된 후에도 이어진 음주운전 등의 과오를 언급하며 “연기력이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고 못 박았다.

앞서 온라인 연예매체 디스패치는 지난 5일 조진웅이 고등학교 2학년 때 재판을 받고 소년원에 송치됐다고 보도했다. 소속사는 공식 입장문을 내고 “미성년 시절 잘못했던 행동이 있었음을 확인했다”며 “단 성폭행과 관련한 행위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논란이 확산하자 조진웅은 다음 날 소속사를 통해 “저를 믿고 응원해주신 분드께 실망을 드려 죄송하다”면서 “모든 질책을 겸허히 수용하고 오늘부로 배우의 길에 마침표를 찍겠다”고 은퇴를 선언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연예계 이슈를 넘어 ‘죄와 벌’, 그리고 ‘용서의 시효’에 대한 사회적 담론으로 확산되고 있다. ‘가해자의 갱생’과 ‘피해자의 고통’, 그리고 ‘알 권리’와 ‘잊혀질 권리’ 사이에서 대중의 설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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