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구자욱(오른쪽)이 지난 9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새로 한솥밥을 먹게 된 최형우와 나란히 ‘황금 장갑’을 수상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삼성라이온즈 제공
후라도·디아즈에 매닝까지 일찌감치 외인 라인업 짜고
4년 연속 통합우승 일등공신 FA 최형우 영입 ‘화룡점정’
삼성은 올해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바삐 움직인 팀 중 하나였다. 외국인 투수 아리엘 후라도와 타자 르윈 디아즈와 재계약을 한 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1라운더’ 맷 매닝까지 영입했다.
여기에 KIA의 중심타자로 활약한 최형우를 자유계약선수(FA) 계약으로 품에 안았다. 2년간 인센티브 포함 최대 총액 26억원의 조건에 계약을 성사시켰다.
최형우는 올시즌 133경기 타율 0.307 24홈런 86타점 등을 기록했다. 대부분의 타석을 4번 타자로 소화했다. 최형우는 삼성 왕조의 주인공이었다. 2011~2014시즌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일궈내는데 기여했다.
최근 2년 동안 삼성은 우승 언저리만 맴돌았다. 2024년에는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아쉬움의 눈물을 삼켰고 올해에는 와일드카드결정전부터 플레이오프까지 올라가는 저력을 보였으나 한 걸음을 더 내딛지 못했다.
역대급 불방망이 타선 완성…올 팀홈런 161개 경신 불보듯
‘야구 잘하자’서 ‘1위 하자’로 구자욱의 눈높이는 우상향
삼성의 다음 시즌을 위한 발 빠른 움직임은 선수들에게도 메시지를 던졌다. 특히 주장 구자욱은 구단의 뜻을 잘 알았다. 구자욱은 지난 9일 열린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최형우에 대해 “든든하신 분”이라고 말했다.
2012년 삼성에 입단한 구자욱은 2016년까지 삼성에서 뛰었던 최형우와 함께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다. 10살 터울의 선배를 바라봤던 구자욱은 이제 팀의 중심이 되어 주장을 맡고 있다.
구자욱은 “최형우 선배님이랑 연락하고 지내면서 ‘같이 할 날이 또 있을까’라는 그런 말들도 했는데 이런 날이 왔다. 상상하지 못한 일이 또 일어난 것 같다. 다음 시즌이 너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제 ‘우승’이라는 목표를 향한 의지가 더 명확해졌다. 그는 “나뿐만이 아니라 우리 팀에서도 우승을 떠올리는 선수들이 많다. 구단에서 메시지를 강력하게 심어주신 게 아닌가”라고 했다. 이어 “선수들이 ‘야구를 잘하자’가 아니라 ‘우리 1등 하자’로 바뀌게끔 만들어주신 것 같다”고 의지를 다졌다.
삼성은 타격이 강점인 팀이다. 올해 팀홈런 161개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좌타자 위주의 타선 색채는 내년에는 더욱 더 선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가상 타순을 살펴보면 테이블세터인 김지찬, 김성윤을 시작으로 중심타선의 구자욱, 디아즈, 최형우, 김영웅까지 좌타 라인이 이어질 전망이다. 7,8번 타순을 이재현과 FA 재계약 예정인 포수 강민호, 두 우타자가 채운 뒤 다시 좌타자 류지혁이 9번 타자로 나서는 수순이 될 수 있다. 힘과 스피드가 조화를 이루는 막강함이 흐르는 라인업이다.
구자욱은 “선수들의 기량이 지금 올라오고 있는 상황에 더 좋은 선수가 가세했다.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삼성의 환대를 받은 최형우도 KIA에서 보낸 9년 동안의 추억과 작별하고 본격적으로 파란 유니폼을 입고 뛸 참이다. 지명타자 부문에서 수상을 한 뒤 KIA 동료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하며 작별을 고한 최형우는 삼성에서 뛸 다음 시즌을 바라봤다. 그는 “삼성이 현재 타격이 너무 좋은 팀인데 제가 가면서 더 좋아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더 좋아질 것이라고 믿고 뛰려고 한다”고 말했다.
만 41세 11개월에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지난해 자신이 세운 역대 최고령 기록을 새로 쓴 최형우는 늘 자신이 해왔던 대로 다음 시즌을 준비하려 한다. 그는 “남들보다는 조금 더 버틸 힘을 아직은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매일 그날 기록에 연연하지 않고 잊으려고 한다. 다음날이면 ‘리셋’된 생각으로 시작을 한다. 일희일비하지 않으려 하는데 그런 마음가짐이 늘 도움이 됐다”며 비결도 전했다. 그러면서 “매일 달라지는 상항에 맞춰서 움직이고 싶다. 무언가에 연연하면서 하지는 않겠다”라며 내년을 성공 시즌으로 만들기 위한 검증된 루틴을 다시 꺼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