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 사비 알론소 감독이 11일 유럽챔피언스리그 맨시티전에서 벤치에 앉아 생각에 잠겨 있다. EPA연합뉴스
사비 알론소 레알 마드리드 감독이 ‘단두대 매치’가 될 수 있다고 예상한 경기에서 패했다. 그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현지 매체와 선수들은 일단 알론소 감독에 대한 믿음을 보냈다.
레알 마드리드는 11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25-26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6차전 홈경기에서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에 1-2로 역전패했다. 대회 2패(4승)째를 기록한 레알은 36개 팀 중 7위(승점 12)가 됐다. 반면 맨시티는 4승(1무1패)째를 신고해 4위(승점 13)로 올랐다. 36개 팀이 참가하는 리그 페이즈에선 상위 8개 팀이 16강으로 진출한다. 9~24위는 16강 플레이오프(PO)로 향해 다음 단계 진출을 노리게 된다.
이 경기는 알론소 감독의 운명을 좌우할 시험대로 꼽혔다. 레알은 최근 주춤한 성적 속에 알론소 감독과 선수단 사이의 불화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8일엔 셀타 비고와의 리그 홈경기서 0-2로 무기력하게 패배하자, 알론소 감독의 경질설이 제기됐다. 이날 맨시티전 결과에 따라 조기 경질이 이뤄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왔다.
살얼음같은 분위기 속에 경기를 치른 레알은 전반 28분 주드 벨링엄의 패스를 받은 호드리구의 선제골로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하지만 전반 35분 코너킥 수비에 실패하며 동점 골을 내줬고, 8분 뒤엔 엘링 홀란에게 페널티킥(PK) 실점을 허용했다.
맨시티 엘링 홀란이 11일 유럽챔피언스리그 레알 마드리드전에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2로 밀린 채 후반으로 향한 레알은 교체 카드를 꺼내며 반전을 노렸으나, 끝내 결과를 바꾸지 못했다. 후반전 시도한 11개의 슈팅은 모두 골문을 외면했다. 후반 40분 엔드릭이 시도한 회심의 헤더도 골대 상단을 강타하고 벗어났다. 레알은 슈팅 16개를 시도했지만, 골문으로 향한 건 단 1개였다. 맨시티는 12개를 시도해 8개의 유효슛을 날렸다.
맨시티전 패배로, 알론소 감독의 경질 여부에 시선이 쏠렸다. 하지만 스페인 매체 마르카와 스카이스포츠 독일판 등은 “해고의 밤이 아니다”며 알론소 감독의 경질설을 일축했다.
마르카는 “곧장 경질을 이야기할 만한 경기가 아니었다. 팀은 약하고, 아픈 상태지만, 더 나은 팀을 상대로 끝까지 버티다 쓰러졌다”며 “두 번의 실수가 지나치게 큰 대가를 치르게 했다. 킬리안 음바페를 포함한 8명의 결장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돌아봤다.
레알 마드리드 사비 알론소 감독(앞쪽)과 맨시티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11일 유럽챔피언스리그 맞대결에서 선수들에게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선수단도 알론소 감독에게 힘을 실었다. 벨링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선수들은 감독을 지지하는가’라는 질문에 “100%”라고 답했다. 그는 “감독님은 훌륭하다. 저 개인도 그와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 많은 선수도 마찬가지라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패배 등 최근 아쉬운 경기력에 대해서는 “이것이 인생이다. 스스로 선택한 길이다. 세계 최대의 클럽에서, 가장 주목받는 나라에서 플레이하고 있다. 동정은 필요 없다. 꿈을 안고 살고 있다. 역경에도 견딜 수 있다. 그것이 나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