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없이 포기했지만…” 지창욱, ‘집요함’의 미학이 조각한 ‘조각도시’

입력 : 2025.12.11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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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지창욱. 월트디즈니코리아 제공

배우 지창욱. 월트디즈니코리아 제공

배우 지창욱이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조각도시’를 통해 다시 한번 자신의 진가를 증명했다. 평범한 소시민이 나락으로 떨어져 복수의 화신이 되기까지, 그 처절한 과정을 완성한 건 지창욱 특유의 ‘집요함’이었다.

1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경향과 만난 지창욱은 “살면서 많은 것을 포기했지만, 연기만큼은 포기하지 않은 내 자신이 대견하다”며 지나온 시간과 작품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 “나를 칭찬한다면?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집요함”

‘조각도시’를 성공리에 마친 지창욱은 안도감부터 드러냈다. 그는 “사고 없이 무사히 마칠 수 있어 다행이고, 많은 분이 봐주셔서 웃으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그가 연기한 ‘태중’은 알 수 없는 세력에 의해 삶이 조각나며 밑바닥까지 추락하는 인물.

배우 지창욱. 월트디즈니코리아 제공

배우 지창욱. 월트디즈니코리아 제공

지창욱은 “태중의 억울함, 그리고 그가 얼마나 처절하게 바닥까지 가는지를 표현하는 게 가장 큰 숙제였다”며 “그래야 시청자들이 태중에게 이입해 빌런 요한(도경수)을 찾아가는 여정에 동참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작품을 통해 스스로에게 해주고 싶은 칭찬을 묻자 그는 “낯간지럽다”면서도 솔직한 속내를 꺼내 보였다. “노력 많이 했어요. 누구보다 사석에서 회의도 많이 했고요. 저를 칭찬한다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집요하게 해냈다는 점입니다. 그 집요함 덕분에 작품을 마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이게 내 마지막 액션…50살 먹고는 못 해”

명실상부 ‘액션 장인’으로 불리는 그는 이번 작품에서 ‘K-톰 크루즈’라는 별명을 얻으며 고난도 액션을 소화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사실 액션을 안 좋아한다”는 반전 고백을 내놨다.

배우 지창욱. 월트디즈니코리아 제공

배우 지창욱. 월트디즈니코리아 제공

“어릴 적부터 몸 쓰는 걸 좋아해 훈련이 되어 있고, 하다 보니 익숙해져서 제가 잘할 수 있는 일이 된 것뿐입니다. 액션도 결국 몸으로 하는 감정 표현이니까요. 보통 액션신은 50대 50 비율로 하는 것 같아요. 제가 해야 감정이 사는 건 직접 하고, 대역이 해야 더 살아나는 것은 전문가에게 의지합니다.”

최근 ‘최악의 악’, ‘강남 비사이드’ 등 남성성 짙은 작품이 이어진 것에 대해선 “의도치 않게 센 이미지만 남는 것 같아 당분간 액션은 그만하고 싶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제가 50살 먹고도 이렇게까지 할 순 없잖아요. ‘이번이 내 인생 마지막 액션이다’라는 각오로 임했습니다. 친한 제작사 대표님이 또 액션을 제안하시길래 ‘저 당분간 안 해요’라며 애써 거절도 했죠.(웃음)”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조각도시’에 출연한 배우 지창욱. 월트디즈니코리아 제공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조각도시’에 출연한 배우 지창욱. 월트디즈니코리아 제공

■ ‘소창욱’의 원동력…“안전한 선택은 내 성격 아냐”

지창욱은 쉴 새 없이 작품을 찍어 ‘소창욱(소처럼 일하는 지창욱)’으로 불린다. 차기작으로 디즈니플러스 ‘메리 베리 러브’, 넷플릭스 ‘스캔들’, 영화 ‘군체’, 드라마 ‘인간X구미호’ 등 줄줄이 대기 중이다.

그는 다작의 이유에 대해 “못 봤던 내 모습을 발견하는 게 흥분되고 재밌다”고 답했다. 최근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예능에 출연하고, 일본 드라마에 도전한 것 역시 ‘새로움’에 대한 갈증 때문이다.

“안전한 선택은 제 성격과 안 맞아요. 사례가 없더라도 제가 하고 싶으면 합니다. 실패하더라도 제가 없어지는 건 아니니까요. 배우로서 긴 생명력을 유지하기 위해 해외 프로젝트 등 다양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기타 60년 친 장인처럼... 꾸준함이 빚어낸 18년”

내후년이면 데뷔 20주년, 그리고 마흔이 된다. 숨 가쁘게 달려온 지난 18년을 돌아보며 지창욱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배우 지창욱. 월트디즈니코리아 제공

배우 지창욱. 월트디즈니코리아 제공

“지금까지 잘 해왔고,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는 게 너무 뿌듯합니다. 사실 살면서 포기했던 것들이 포기하지 않은 것보다 훨씬 많거든요. 그런데 연기만큼은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 그게 스스로 대견해요.”

그는 최근 한 시상식에서 들은 말을 인용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기타를 친 지 60년이 됐습니다’라는 수상 소감을 듣는데, 한 가지 일을 오래 하는 사람에 대한 리스펙(존경)이 생기더라고요. 그 긴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풍파가 있었겠어요? 저도 그 꾸준함과 끈기를 가진, 그런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수많은 포기 속에서도 연기라는 끈만은 놓지 않았던 지창욱. ‘조각도시’ 속 태중이 보여준 처절한 생존 본능은, 어쩌면 배우 지창욱이 지난 18년 동안 증명해 온 ‘집요한 열정’의 또 다른 모습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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