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너 감독 부부 살해한 아들 체포…마약 중독과 노숙 전력, 영화 속 희망은 깨졌다

입력 : 2025.12.16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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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명감독 롭 라이너 부부, 아들에게 피살

부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닉 라이너. 연합뉴스 제공

부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닉 라이너. 연합뉴스 제공

할리우드 거장 롭 라이너 감독(78)과 부인 미셸 싱어 라이너(68)가 아들 닉 라이너(32)의 손에 숨지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14일(현지시간) LA 자택에서 흉기에 찔려 발견된 부부의 살해 혐의로 다음 날 아들 닉이 체포되면서, 한때 관계 회복의 상징이었던 부자(父子)의 노력이 파국을 맞았다.

뉴욕타임스(NYT)와 로스앤젤레스(LA)타임스 등에 따르면 용의자 닉 라이너는 10대 시절 마약에 빠져 재활센터를 드나들었고, 시설을 기피하며 노숙 생활을 전전한 이력이 있다. 그는 2016년 인터뷰에서 성장기 동안 아버지와 “유대감을 많이 형성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이후 약물 중독에서 회복한 닉은 자신의 경험과 아버지와의 관계를 소재로 영화 ‘찰리(Being Charlie)’(2015)의 각본을 썼다. 롭 라이너 감독이 직접 연출을 맡았던 이 영화는 부자의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과정으로 여겨졌다.

당시 롭 라이너는 “당시 아들의 말을 듣지 않고 재활 상담사의 조언을 중시했던 것을 후회한다”고 밝힌 바 있으며, 영화에선 아버지가 아들에게 “차라리 네가 나를 미워하더라도 살아있길 바란다”는 실제 대화에서 영감을 받은 말이 담겼다.

지난 9월 ‘스파이널 탭 2’ 시사회에 참석한 라이너 감독 부부(왼쪽)와 자녀들. 왼쪽에서 네번째가 닉 라이너. 연합뉴스 제공

지난 9월 ‘스파이널 탭 2’ 시사회에 참석한 라이너 감독 부부(왼쪽)와 자녀들. 왼쪽에서 네번째가 닉 라이너. 연합뉴스 제공

감독은 당시 아들 닉에 대해 “천재적이고 재능이 넘치며 자신의 길을 찾아낼 것”이라며 깊은 신뢰를 드러낸 바 있다. 불과 올해 9월, 닉은 아버지의 영화 ‘스파이널 탭 2’ 시사회에 가족과 함께 참석하며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으나, 그로부터 몇 달 후 이 같은 비극이 터졌다. 한때 치유를 꿈꿨던 부자의 노력이 결국 돌이킬 수 없는 파국에 이르면서, 이 사건은 할리우드에 큰 충격을 던지고 있다.

LA 경찰국은 닉 라이너를 부모 살해 혐의로 체포, 구금했으나 범행 동기나 사건 경위 등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롭 라이너 감독은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1989), ‘미저리’(1990), ‘어 퓨 굿맨’(1992) 등 로맨틱 코미디부터 스릴러까지 다양한 흥행작을 남긴 할리우드의 거장이다. 또한 열성적인 민주당 지지자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강한 비판 목소리를 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라이너 감독 피살에 대해 정치적 견해와 관련 있는 것처럼 묘사하는 글을 올려 또 다른 방향으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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