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임재영(아래)이 2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의 경기에서 왼쪽 무릎 부상을 당한 뒤 코트에 쓰러지자 코치진들이 걱정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KOVO 제공
프로배구 남자부 선두를 달리는 대한항공이 주축 선수의 연이은 부상 악재에 시름하고 있다. 에이스 정지석이 부상으로 이탈한 자리를 메우던 임재영까지 부상으로 빠졌다. 후반기 선두 사수를 목표로 하는 대한항공에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29일 “임재영이 왼쪽 무릎 반월판연골 손상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구단은 수술 외의 대안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수술대에 오르면 복귀까지 시간이 많이 걸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30일 정밀 검사를 통해 최대한 다른 치료 및 재활 방법을 찾아보겠다는 계획이다.
임재영은 지난 2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전 3세트 4-6으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점프 후 착지하는 과정에서 왼쪽 무릎에 충격을 받았다. 절뚝거리던 임재영은 김규민의 블로킹 득점으로 5-6이 되자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왼 다리로 땅을 딛지 못한 채 부축받으며 코트를 나가 응급처치를 마친 뒤 들것에 실려 나갔다.
정지석 발목 인대 파열 후
임재영도 무릎 연골 손상
주포 러셀 부담 한층 커지며
후반기 선두 사수 초비상
앞서 정지석이 발목 인대 파열로 8주 가량 자리를 비우게 됐다. 대한항공은 정지석 없이 처음 치른 25일 KB손해보험전에서 패배했다. 사흘간 준비한 전략이 28일 경기에서는 효과를 잘 발휘했다. 임재영은 2세트까지 11득점, 공격성공률 78.57%로 맹활약하며 카일 러셀과 나란히 팀 득점을 이끌었다. 임재영이 빠지자 김선호가 투입됐지만 대한항공은 결국 3세트를 내줬다.
임재영이 얼마나 오래 이탈할지 알 수 없지만 대한항공은 곽승석, 김선호, 서현일을 활용한 또다른 전략을 준비해야 하게 됐다. 정지석·임재영과 공격 득점을 도맡아온 주포 러셀의 부담도 한층 커졌다.
헤난 달 조토 대한항공 감독은 경기를 마치고 “임재영이 빠지고 타임아웃에서 선수들에게 ‘이제부턴 완전히 다른 경기, 대본에 없던 경기가 됐다’고 얘기했다”며 “나도 열심히 머리를 돌리고 있다. 새로운 전략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 경기는 내년 1월1일 삼성화재전이다. 명장의 전술이 또 한 번 시험대에 올랐다.
세터 한선수도 이날 아찔한 경험을 했다. 4세트 23-20으로 리드하던 중 코트 밖으로 나간 공을 살리려다가 오른발이 방송 카메라 삼각대에 강하게 부딪쳤다. 한선수는 경기를 마치고 “지금도 조금 아픈데 몸이 튼튼해서 괜찮을 것”이라고 웃어넘겼지만 자칫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뻔했다.
대한항공은 14승3패를 쌓아 구단 중 가장 먼저 승점 40점 고지를 밟았다. 2위 현대캐피탈(승점 32점)과는 8점 차다. 리그가 반환점을 도는 국면에서 대한항공이 후반기에도 1위 자리를 사수할지 주목된다. 헤난 감독은 “전반기 선수들이 잘 버텨줘서 2위 팀과 격차를 벌릴 수 있었다. 앞으로 정지석과 임재영을 빨리 회복시켜야 한다는 점이 후반기의 가장 큰 걱정거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