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 매킬로이(왼쪽)가 지난 4월 14일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우승한 뒤 지난해 우승자 스코티 셰플러가 그린재킷을 입혀주는 동안 기쁨에 겨운 표정을 하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2025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는 ‘2인3각’으로 돌아갔다.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와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우열을 가리기 힘든 신화들을 써내려가며 전 세계 골프팬들에게 이야깃거리를 안겼다.
올 시즌 초반 PGA 투어는 매킬로이가 주도했다. 지난 2월 3일 올 시즌 첫 출전한 AT&T 페블비치 프로암에서 우승한 매킬로이는 3월 17일에는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4월 14일에는 마침내 자신의 꿈을 이뤘다.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던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우승하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매킬로이는 첫 우승을 앞두고 긴장한 탓인지 마지막날 두 타 차 선두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와 연장전을 벌여야 했지만 1차 연장에서 버디를 성공시켜 우승을 확정지은 뒤 무릎을 꿇고 흐느꼈다.
매킬로이의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은 2000년 타이거 우즈 이후 25년 만이다. 매킬로이는 1935년 진 사라센, 1953년 벤 호건, 1965년 게리 플레이어, 1966년 잭 니클라우스와 2000년 우즈에 이어 6번째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룬 선수가 됐다.
하지만 매킬로이는 대기록을 완성한 이후 목표를 잃은 듯 흔들렸다. 셰플러가 다시 투어를 지배했다.
지난해 연말 손바닥을 다친 셰플러는 시즌 초반에는 주춤했지만 지난 5월 더CJ컵 바이런 넬슨 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올해 6승을 거뒀다. 여기에는 PGA 챔피언십과 디오픈 등 메이저 대회 2승도 포함됐다.
셰플러는 이 과정에서 ‘타이거 우즈 이후 최초’ 기록을 여러 개 작성했다. 지난 7월 디오픈에서 우승한 셰플러는 2000·2005·2006년 우즈에 이어 세계 1위로 디오픈을 우승한 두 번째 선수가 됐다. 세계 1위로 한 시즌 메이저 2승을 거둔 것도 우즈에 이어 그가 두 번째다. 지난해 7승을 거뒀던 셰플러는 2006~2007년 우즈 이후 처음으로 2년 연속 5승 이상을 거둔 선수로도 기록됐다.
그러나 지난 9월 26~29일 미국 뉴욕주 베스페이지 블랙코스에서 미국과 유럽의 골프대항전 라이더컵이 열리면서 매킬로이가 골프 팬들의 시선을 다시 빼앗았다. 홈팬들의 엄청난 야유 속에서도 매킬로이는 유럽팀의 15대 13 승리를 이끌었다. 유럽이 라이더컵에서 미국 원정 우승을 거둔 것은 2012년 이후 처음이었다.
상은 둘이 나눠가졌다. 셰플러는 선수들이 뽑는 PGA 투어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2022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이 상을 받은 셰플러는 우즈 이후 처음으로 4년 연속 이 상을 받은 선수가 됐다. 매킬로이는 영국 BBC 올해의 스포츠인에 선정됐다. 골프 선수가 이 상을 받은 것은 매킬로이가 태어난 1989년 닉 팔도(잉글랜드) 이후 36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