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룰 것 다 이룬 류현진, 망설임 없이 다시 태극마크 달았다 “어떤 위치든 국가대표는 당연히 하고 싶은 자리”

입력 : 2026.01.10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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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대표팀 류현진이 10일 사이판 올레구장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WBC 대표팀 류현진이 10일 사이판 올레구장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류현진이 태극마크를 다시 달았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16년 만이다. 따지고 보면 더 이룰 것도 없는 선수다. 오랜 세월 KBO리그를 지배했고, 메이저리그(MLB)에서도 최정상급 투수로 활약했다. 국제대회 성적도 비교 대상을 찾기 어려울 만큼 화려하다. 올림픽 결승전 선발 투수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과 동메달을 하나씩 수확했다. 세계 야구에서 가장 큰 대회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대표팀을 결승전까지 견인했다.

그러나 망설임 없이 다시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다. 류현진은 “선수라면 누구나, 어떤 위치에 있든 국가대표는 당연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올해로 39세다. 전성기 기량일 수는 없다. 하지만 대표팀 ‘원조 에이스’를 향한 기대는 여전히 뜨겁다. 류현진은 “부담감은 당연히 있다”면서도 “아직 경쟁력이 있고, 대표 선수로 뛸 수 있는 상황이라면 뽑아주시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고 했다. 류현진은 “사실 국가대표로 뛸 수 있는 기간이 이제 얼마 많이 남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 WBC 대표는 꼭 해보고 싶다는 뜻을 보였는데 발탁해 주셨다”고 말했다.

돌이켜 보면 대표팀에서 뛴 모든 대회가 뜻깊었고, 한편으로 또 즐거웠다. 결과가 좋았던 만큼 즐거움도 더 컸다. 공교롭게도 류현진의 마지막 국제대회였던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대표팀은 내리막을 탔다. WBC에서 3개 대회 연속 조별라운드에서 탈락했다. 일본을 상대로는 10연패 중이다. 가장 최근 경기인 지난해 11월 평가전 2차전에서 9회 동점 홈런으로 간신히 무승부를 기록했다.

류현진은 “(최근 국제대회는) 뒤에서 계속 응원을 했다. 선수들은 오죽 잘하고 싶었겠나. 결과가 안 나오다 보니 그때 선수들도 굉장히 힘들었을 거다. 지금 선수들도 요즘 성적이 안 나오다 보니 부담감이 좀 많은 것 같은데 빨리 털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16년 전만 해도 막내급이던 류현진이 이제는 베테랑 중 베테랑이다. 이번 대표팀에서도 투수조장을 맡았다. 류현진은 “옛날에는 그냥 형들 졸졸 따라다니면 됐는데, 이제는 제가 동생들을 데리고 다녀야 하는 입장이 됐다. 그게 달라졌다”고 했다. 대표팀에 그런 자신보다 더 형이 있을 줄은 생각을 못 했다. 3살 위 노경은(42)이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다.

류현진은 사이판 캠프 훈련 첫날인 10일 노경은과 캐치볼을 했다. 류현진은 “몸 만드는 과정에서 거리가 맞는 선수들끼리 캐치볼 짝을 지었다. 저랑 경은이 형이 거리가 맞았다”고 했다. 류현진은 “그래도 경은이 형이 있어서 마음이 좀 더 편하다”고 덧붙였다.

류현진은 올해 어느 때보다 바쁜 겨울을 보냈다. 한국시리즈가 끝나고 2주도 채 지나지 않아 체력 훈련 위주로 다시 운동을 시작했다. 3월5일 WBC 개막에 모든 걸 맞췄다. 류현진은 “사이판에서는 롱 토스까지 하고, 구단 스프링캠프에 합류하면 바로 불펜 피칭을 해야 할 것 같다. 지난해는 스프링캠프 훈련 시작하고 두 턴 정도 지난 뒤에 피칭을 했는데 이번에는 그만큼 훈련 일정이 더 빨라졌다”고 말했다.

류현진의 한화는 호주 멜버른에서 1차 스프링캠프 훈련을 진행한다. 사이판에서 한국으로 갔다가 호주로 가고, 호주에서 다시 일본 오키나와 대표팀 2차 캠프로 이동한다. 오키나와 2차 캠프까지 마치면 오사카로 넘어가 평가전을 치른 뒤 도쿄에서 WBC 개막을 맞이한다. 이동거리가 대단히 길고, 일정도 빡빡하지만 대표팀에서 다시 뛴다는 설렘이 더 크다. 류현진은 “(노)경은이 형은 스프링캠프 훈련하러 (미국) 플로리다까지 간다”고 웃었다.

대표팀의 우선 목표는 조별라운드를 뚫고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하는 것이다. 류현진의 생각도 다르지 않다. 투수조장으로, 그리고 대표팀 내 그리 많지 않은 좌완 선발로 맡은 역할이 크다. 대표팀이 2009년 준우승 이후 17년 만에 WBC 본선에 오른다면 류현진도 여전히 기억 생생한 미국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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