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부상으로 침묵했던 김도영이 202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부활을 자신했다. 연합뉴스
8월 이후 실전 공백에도 몸만들고 멘털 회복 ‘구슬땀’
“남들은 못 믿겠지만 내게는 내 몸상태에 믿음 있어”
최고타자 WBC 각오에 류지현 감독도 “큰 울림” 화답
“세게 칠 필요없어…리듬 찾기를”
2024년 KBO리그 최고의 선수였던 김도영은 지난해 30경기 밖에 나가지 못했다. 8월7일 시즌 3번째로 햄스트링을 다쳤고, 그 후로 그라운드에 서지 못했다. 그러나 누구도 김도영을 의심하지 않았다. 건강만 하다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대표팀 타선 핵심으로 활약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사이판 1차 캠프 명단에도 당연히 이름을 올렸다.
김도영에 대한 류지현 대표팀 감독의 기대가 한층 더 커졌다. 지난 10일 사이판 올레아이 구장에서 공식훈련 첫 일정을 시작하며 류 감독은 김도영의 한 마디를 떠올렸다. 전날 김도영은 인천공항 출국 인터뷰에서 “남들은 내 몸에 대한 믿음이 없겠지만, 내게는 그 믿음이 있다. 몸 상태는 100%다”라고 했다. 그 한 마디가 사령탑의 가슴을 찡하고 울렸다.
류 감독은 “(김)도영이의 그 말에 굉장히 공감했다. 무슨 말인지 안다. 본인이 자신이 있다는 거다. 그만큼 준비를 했다는 표현이다”라고 했다.
김도영의 지난 시즌은 빠르게 막을 내렸다. 하지만 김도영은 좌절하지 않았다. 다시 몸을 만들었다. 최근까지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와 사설 훈련장을 오가며 땀 흘렸다. 러닝과 코어 운동, 웨이트 트레이닝을 반복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햄스트링 부상 방지를 위해 더 체계적으로 훈련했다. 유연성을 유지하면서 순간 근력을 키우는 데 신경을 많이 썼다. “나는 내 몸 상태를 믿는다”는 말도 그런 과정이 있어 나올 수 있었다.
야구대표팀과 함께 사이판으로 1차 전지훈련을 떠난 김도영이 훈련 첫날인 지난 10일 티 배팅 하고 있다. 사이판 | 심진용 기자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없을 수는 없지만 역시 이겨내고 있다. 김도영은 “멘털을 회복하는 게 조금 어려웠다. 하지만 못했으면 다시 잘해야 하는 게 야구선수의 숙명”이라고 했다.
류 감독은 “김도영의 말 한마디가 굉장히 울림이 있었다”고 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자제를 시켜야 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100% 몸 상태로 대표팀 훈련을 시작하는 만큼 지나친 의욕으로 오히려 몸이 상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류 감독은 “지금 세게 치는 건 전혀 중요하지 않다. 정확하게 치면서 자기 리듬과 밸런스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이판 캠프 끝나고 팀으로 돌아간 다음 거기 일정에 맞춰서 자연스럽게 페이스를 올리면 된다”고 했다.
사령탑의 마음을 울린 김도영은 담담하다. 김도영은 “몸을 잘 만들어 왔다고 하니 감독님도 뿌듯하셨던 것 같다”면서도 “저뿐 아니라 모두가 그럴 것이다. 대표팀 소집일이 정해진 만큼, 그날까지는 100% 컨디션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소집일까지 그렇게 몸을 만드는 건 선수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도영은 훈련 첫날 동료들과 가볍게 몸을 풀고 티 배팅으로 대표팀 훈련을 시작했다. 신발 끈을 단단히 묶고, 새 배팅 장갑을 뜯었다. 실전 감각을 회복하는 데는 아무래도 시간이 필요하다. 서두를 이유는 없다. 김도영은 “내 루틴은 잊었다. 다시 천천히 생각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대표팀 동료들과 함께 하는 사이판 훈련이 그 출발점이다.
김도영은 류 감독의 주문처럼, 받침대 위 공을 힘들이지 않고 가볍게 쳐냈다. 방망이가 경쾌하게 돌아갔다. 기분 좋은 타구음과 함께 공이 맞은편 그물을 향해 쭉쭉 뻗어 나갔다. 훈련 2일 차인 11일, 김도영의 방망이는 더 힘차게 돌아갔다. 불과 몇 m 앞에서 던져주는 공을 받아치는 토스 배팅에서 이날 2차례나 올레아이 구장 담장을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