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혼란에 빠뜨린 라건아 사태, 한국가스공사 3000만원 제재금 부과

입력 : 2026.01.13 17:42 수정 : 2026.01.13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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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제공

KBL 제공

프로농구 대구 한국가스공사가 KBL 전체를 혼란에 빠뜨린 ‘라건아 사태’로 중징계를 받는다.

KBL은 13일 서울 KBL센터에서 열린 제8차 재정위원회에서 한국가스공사의 구단 이사회 결의사항 불이행에 대해 제재금 3000만원의 중징계를 내렸다.

재정위원회는 4시간 여 격론 끝에 “이 사안이 중요하다고 판단, 향후 KBL 운영에 혼란을 줄 수 있는 점 등을 심각하게 받아들인 결과 3000만원의 제재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KBL로부터 제재금 3000만원 징계를 받은 것은 2004년 1월 몰수패가 선언된 안양 SBS, 2009년 7월 김승현과 이면 계약 사실이 들통난 대구 오리온스 이후 한국가스공사가 17년 만이다. KBL 역대 최고 제재금은 2002년 10월 서장훈과 뒷돈 거래 한 서울 SK에게 부과된 6500만원이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해 6월 영입한 라건아의 세금 부담으로 KBL을 혼란에 빠뜨렸다.

라건아는 2018년 1월 특별 귀화로 한국 국적을 취득했으나 2024년 외국인 선수로 신분이 바뀌었다. 외국인 선수의 계약시 세금은 소속구단이 보전해주는 관례에 대해, KBL 이사회는 그해 5월 라건아의 해당 연도 소득세를 최종 영입 구단이 부담하기로 의결했다.

당시 한국을 떠나 중국과 필리핀에서 활약한 라건아는 1년 만인 지난해 6월 한국가스공사에 입단했다. KBL 이사회 의결에 따르면 최종 영입 구단인 한국가스공사가 라건아의 2024년 소득세를 부담해야 하지만 이 구단은 라건아가 직접 내도록 정리했다.

이에 라건아는 2024년 1~5월 종합 소득세 3억 9800만원을 납부한 뒤 자신에게 연봉을 지급했던 전 소속 팀 부산 KCC에 소송을 걸었다. 송사에 휘말린 KCC는 “KBL 이사회 합의대로 한국가스공사가 라건아의 세금을 내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징계해야 한다”고 재정위원회 회부를 요구했고 징계 수순으로 이어졌다.

다른 9개 구단과 합의 사항을 일방적으로 깬 한국가스공사는 KBL에 벌금은 내더라도 라건아의 세금은 끝까지 내지 않겠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박철효 한국가스공사 부단장은 이날 재정위원회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재정위원회에서 상벌을 내린다면 따르지만 세금 부담 관련 내용은 수용할 수 없다. 법적 판단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사실상 KBL의 징계가 무의미해진다. 일단 한국가스공사는 제재금과 동일한 공탁금을 걸은 뒤 15일 내로 KBL에 재심을 요청할 수 있다.

이번 사태는 앞으로 프로농구 외국인 선수 계약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경종이기도 하다. 프로야구와 프로축구, 프로배구 등 나머지 종목들은 외국인 선수들과 세전 기준으로 계약을 맺은 뒤 원천징수 방식으로 세금(소득세 20%+지방소득세 2%)을 물리고 있다. 추가로 발생하는 세금은 이듬해 5월 종합소득세 신고로 정산한다.

수도권 구단의 한 단장은 “프로농구도 하루 빨리 예전처럼 세전 계약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지금 같은 방식은 외국인 선수가 이적할 때마다 라건아 같은 사례가 계속 나올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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