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하나은행 정현이 10일 용인 삼성생명과 원정 경기 중 골 밑 슛을 쏘고 있다. WKBL 제공
여자프로농구가 젊은 선수들의 폭풍 성장으로 순위 경쟁이 뜨거워졌다. 프리시즌 전망을 뒤엎고 선두를 달리는 부천 하나은행과 시즌 초반 부진을 털고 플레이오프 경쟁에 가세한 아산 우리은행. 두 팀의 약진을 이끈 건 눈부신 발전을 보여주는 젊은 선수들이다.
하나은행은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시즌 5위에 머물렀던 팀을 선두로 끌어올린 주역은 2년 차 정현(20)과 5년 차 박소희(23)다.
정현은 지난 10일 용인에서 열린 삼성생명과의 경기에서 20득점을 올리며 팀의 대승(75-57)을 이끌었다. 특히 4쿼터 막판 중요한 순간에만 3점슛 3개를 연달아 넣으며 상대의 추격을 막았다. 시즌 초반 30%였던 3점슛 성공률은 최근 40%대로 올라섰다. 정현은 패스를 받아 바로 슛쏘는 것을 넘어 자기가 직접 공간을 만들어 득점하는 능력까지 갖췄다.
같은 경기에서 박소희는 12득점에 동료에게 골 찬스를 10번 만들어주며 경기를 조율했다. 가드 포지션임에도 리바운드 경쟁에 적극 가담하고, 빠른 공격 전환 상황에서 단번에 긴 패스로 득점 기회를 만드는 능력이 돋보였다. 박소희는 이번 시즌 수비와 체력 부분에서 큰 발전을 이뤘다고 자평했다. 지난 시즌 경기당 평균 5점대였던 득점은 올 시즌 11점대로 두 배 이상 뛰었다.
진안과 김정은에게 집중되던 상대 수비가 정현의 원거리 슛으로 분산되면서 하나은행의 공격 폭이 넓어졌다. 여기에 박소희의 경기 운영 능력이 더해지며 팀은 이 경기 포함 4연승을 달렸다.
아산 우리은행 이민지가 지난 12일 인천 신한은행과 원정 경기 중 드리블하고 있다. WKBL 제공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 우리은행은 이번 시즌 초반 최하위까지 떨어지는 수모를 맛봤다. 하지만 최근 3연승을 거두며 8승 7패로 4위에 올라 플레이오프 진출 경쟁에 불씨를 당겼다. 반전을 이끈 건 2년 차 이민지(19)다.
지난달 27일 청주 KB와의 경기에서 이민지는 3점슛 9개를 포함해 29득점을 터뜨리며 팀의 68-66 역전승을 이끌었다. 3점슛 9개는 우리은행 소속 선수의 역대 한 경기 최다 기록이다. 기존 1위는 박혜진(현 부산 BNK썸)과 스트릭렌의 8개였다.
최근 3연승 기간에도 이민지는 맹활약을 펼쳤다. 지난 12일 인천 신한은행과의 경기에서는 3점슛 4개를 포함해 16득점을 올렸다. 상대의 견제 속에서도 돌파 후 골밑 슛이나 파울을 유도하는 영리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김단비에게 쏠렸던 부담을 이민지가 나눠 가지면서 우리은행의 공격 패턴이 다양해졌다. 김단비가 상대의 집중 견제를 받을 때 이민지가 주 득점원 역할을 맡으며 팀을 살렸다.
정현과 이민지는 프로 2년 차로 이제 막 주전으로 올라섰고, 박소희는 5년 차에 접어들며 비로소 제 기량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이들이 매 경기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는 모습은 팬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안겨주고 있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리그 판도를 뒤흔들며 남은 시즌 순위 경쟁은 더욱 흥미진진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