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작년 시즌 중반부터 은퇴 고민…고참 박병호 아닌 막내 코치로서 선수들 도울 것”

입력 : 2026.01.15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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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 키움 히어로즈 잔류군 선임코치가 15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병호 키움 히어로즈 잔류군 선임코치가 15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병호 키움 히어로즈 잔류군 선임코치가 15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며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박병호 키움 히어로즈 잔류군 선임코치가 15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며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개인 통산 418홈런을 친 ‘국민 거포’ 박병호가 키움 잔류군 선임 코치로 인생 2막을 준비한다. 박병호는 “고참 박병호가 아니라 막내 코치로서 뒤에서 지켜볼 것”이라며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는 편한 코치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병호는 1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여 년 선수 생활을 하면서 보냈던 비시즌과는 좀 많이 다른 시간을 보내고 있다. KBO에서 주관하는 코치 아카데미도 다녀와서 내가 앞으로 어떤 코치가 되어야 할지 생각해봤다”고 근황을 전했다.

박병호는 현역 마지막 시즌인 2025년 삼성에서 77경기에 출장해 타율 0.199, 15홈런을 쳤다. 그는 “누구보다도 열심히 했다고는 생각한다. 그런데 경쟁에서 지고 실력에서 후배들과 차이가 난다는 것을 몸으로 느꼈다. 부상도 많아졌다. 작년 시즌 중반부터 은퇴를 서서히 준비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팬들만큼이나 키움 구단도 박병호의 은퇴는 이르다고 판단했다. 박병호는 “키움 관계자와 안부 차원에서 통화하다가 은퇴 계획을 얘기했는데 며칠 뒤 선수로 영입하고 싶다고 하시더라. 하지만 선수 생활은 이제 정말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키움에 선수로 돌아가더라도 팀에 과연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 많았다. 많은 고민을 했지만 여기에서 끝내는 게 맞는다고 결론 내렸다. 그래도 키움에서 코치 생활을 시작하는 것이니까 그 부분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병호는 “지난해 최형우·강민호 형과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해설위원도 해보고 싶었지만 최종 목표는 지도자가 아닐까 싶었다. 그래서 하루빨리 지도자 생활을 시작하면 많은 도움과 공부, 경험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했다. 등 번호는 키움 선수 시절 달았던 52번을 그대로 달 예정이다. 은퇴식도 키움에서 진행한다.

현역 생활 레전드급 거포로 이름을 날렸지만 사실 누구보다도 ‘늦게 핀 꽃’이었다. 2005년 LG 유니폼을 입고 프로 데뷔했지만 주목받지 못했고 2011년 7월 넥센(현 키움)으로 트레이드됐다. 박병호의 잠재력이 터진 건 이듬해 생애 첫 풀타임 시즌이다. 당시 박병호는 133경기 출장해 31홈런을 때렸고 2014시즌 52홈런, 2015시즌 53홈런을 쳐 리그를 대표하는 홈런 타자 자리에 올랐다. 이를 바탕으로 2016년 미국 메이저리그에도 진출했다. 홈런왕 타이틀을 6번 거머쥐었다. 1군 통산 17시즌 176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2, 418홈런을 기록했다.

박병호는 “스스로 100점을 주고 싶다. 야구를 시작했을 때부터 빛을 본 선수가 아니었고 그래서 큰 노력을 했다. 전성기에 홈런왕과 MVP도 해봤고 기간은 짧았지만 미국도 진출해봤다. 400홈런을 목표로 뛰었는데 그걸 달성해서 개인적인 목표는 다 이뤘다”며 “가을야구, 한국시리즈 경기도 많이 해봤는데 그래도 한국시리즈 우승을 한 번도 못 해보고 은퇴한 부분은 매우 아쉽다”고 돌아봤다.

만년 유망주가 국민 거포로 탈바꿈한 데에는 적기에 만난 좋은 지도자의 말 한마디가 큰 영향을 미쳤다. 박병호는 2012시즌을 앞두고 박흥식 당시 넥센 타격 코치에게 ‘혹시 제 경기력이 좋지 않더라도 잘하고 있다고 말씀해달라. 그러면 저는 제가 정말 잘하는 줄 알고 신나서 할 것’이라고 부탁했다. 실제로 박병호가 시즌 초반 2할대 타율에 머무르자 박 코치는 언론 인터뷰에서 박병호에 대해 “중요한 순간에 쳐주는 이런 4번 타자가 어딨나”라며 치켜세웠고 그 말이 박병호에게 큰 자신감을 심어줬다.

박병호는 “김시진 당시 감독님은 어떻게 삼진을 안 당할 수 있을지 생각했던 나를 삼진 당해도 칭찬받는 선수로 변화시켜주셨다”며 “‘종이 한 장 차이’라는 표현이 잘 와닿지 않았었는데 감독님의 말씀 한마디가 저의 많은 걸 바꿨다”고 했다.

지도자 데뷔를 앞둔 박병호에게 이런 경험은 특히 큰 자산이다. 그는 “첫 지도자 생활이 잔류 담당이라는 점이 좋았다. 야구를 오래 했지만 선수 생활 처음에도, 마지막에도 힘든 시간을 많이 겪었다. 잔류군 선수들과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분명 있을 것”이라며 “선수들이 자신감이 떨어졌을 수 있는데 최대한 칭찬을 많이 해서 이 선수들이 운동의 끈을 놓지 않고 열심히 하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박병호는 “선수가 코치로 돌아가면 어려워하는 부분 중 하나가 고참의 마음을 잊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걸 깨야 한다. 고참 박병호가 아니라 막내 코치로서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에 내가 먼저 나서기보다는 뒤에서 지켜보면서 지도자 역할을 해야 할 것 같다”며 “선수로서 잘한 경험을 생각하면서 후배들을 지도하면 오류가 많이 생길 수 있다. 선수들이 먼저 다가올 수 있는 코치, 선수들에게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는 코치가 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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