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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 크루’ 만든 구자욱이 말했다 “사이판에 놀러 온 게 아니니까”

입력 : 2026.01.15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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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대표팀 구자욱이 15일 사이판 올레아이 구장에서 타격훈련을 하고 있다. 사이판 | 심진용 기자

WBC 대표팀 구자욱이 15일 사이판 올레아이 구장에서 타격훈련을 하고 있다. 사이판 | 심진용 기자

구자욱(33)은 지난 10일 사이판 훈련 첫날부터 해변을 달렸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동료들을 향해 “나는 매일 달리겠다”고 먼저 선언했다. 다른 선수들도 뒤따랐다. 류현진이 가세했다. 원태인, 문동주, 노시환, 문현빈 등 후배들도 함께했다.

구자욱은 “몸을 만드는 데는 러닝이 가장 기초 아니냐. 추운 곳에서 뛰는 것과 더운 곳에서 뛰는 효과가 또 다르다. 후배들한테 ‘사이판까지 와서 쉬면 뭐 하겠나. 땀도 좀 빼고 마무리 훈련 느낌으로 같이 달리면 참 좋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류)현진이 형이 먼저 같이 뛰겠다고 할 줄은 사실 예상을 못 했다. 형이 그렇게 체력이 좋은 줄도 몰랐다”고 웃었다.

구자욱은 한국에서도 매일같이 달리며 몸을 만들었다. 대구 라이온즈파크 바깥을 크게 돌았다. 구자욱은 “라이온즈파크를 한 바퀴 돌면 딱 3㎞ 정도가 나온다. 그렇게 계속 뛰어왔고, 사이판에서도 러닝으로 기초를 다져야겠다고 처음부터 생각했다. 다른 선수들까지 함께 뛰니까 힘도 덜 들고 훨씬 더 재미있다”고 말했다.

함께 달리면 자연히 사이도 가까워진다. 한국에서 ‘러닝 크루’가 유행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구자욱은 문현빈을 예로 들었다. 2004년생인 문현빈은 구자욱보다 11살이 더 어리다. 구자욱은 “워낙 나이 차이가 크게 나니까 (문)현빈이가 처음에는 저를 좀 어려워했던 것 같다. 매일 같이 달리면서 지금은 훨씬 더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WBC 대표팀 구자욱이 15일 사이판 올레아이 구장에서 대회를 준비하는 각오를 밝히고 있다. 사이판 | 심진용 기자

WBC 대표팀 구자욱이 15일 사이판 올레아이 구장에서 대회를 준비하는 각오를 밝히고 있다. 사이판 | 심진용 기자

아쉬움이 있다면 생각했던 만큼 백사장이 넓지 않고, 땅이 평평하지도 않았다는 것이었다. 몸이 계속 기울어져 어쩔 수 없이 러닝 이틀째부터 코스를 바꿨다. 호텔 앞에서 로드워크를 한다. 구자욱은 “영화에 나오는 그림을 그리긴 했는데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어쩔 수 없이 코스를 바꿨다. 그런데 푸른 잔디도 보고 산도 보고하면서 뛰니까 그건 또 그거대로 매력이 있더라”고 웃으며 말했다.

사이판 ‘러닝 크루’는 지금 대표팀 분위기를 상징하는 한 사례다. 먼저 나선 구자욱도, 뒤따르는 다른 선수들도 모두 생각이 같다. 계속된 부진의 고리를 끊고 이번에는 무조건 본선 토너먼트까지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구자욱은 “모든 선수가 땀 흘리며 훈련하고 있다. WBC를 가볍게 생각하는 선수는 아무도 없다고 믿는다. 저도 그렇고 여기 모두가 사이판까지 놀러 온 게 아니다”고 했다. 구자욱은 사이판에서 시작한 최종 엔트리 ‘생존 경쟁’에 대해서도 “국가대표 그 자체가 정말 영광스러운 자리다. 저도 주전으로 뛰는 게 목표다. 여기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저를 포함해서 모든 선수가 경쟁이라면 경쟁이겠지만, 최선을 다해 훈련하는 것 자체가 대한민국 야구를 더 강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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