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타이거즈는 영원한 타이거즈” 야구로 이어진 연대, 다큐 영화 ‘주희에게’ 광주 상영회

입력 : 2026.01.16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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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나무(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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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광주 동구 CGV광주금남로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주희에게’의 상영회는 단순한 영화 관람을 넘어, 같은 공간과 기억을 공유하는 지역 청년들의 뜨거운 연대의 장이었다.

이번 시사회를 직접 기획한 20대 ‘광주관객추진단’이 뭉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프로야구’와 ‘기아 타이거즈’였다는 점이 알려지며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상영회를 주도한 추진단은 영화 ‘주희에게’를 홍보하며 작품 속에 등장하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故 임경빈 군의 ‘야구 사랑’에 주목했다. 영화에는 생전 기아 타이거즈의 열렬한 팬이었던 경빈 군과, 그를 그리워하며 여전히 야구장을 찾아 4장의 티켓을 예매하는 가족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추진단 김정은씨는 “영화 속 배경이 우리가 늘 가는 야구장이고, 등장인물이 우리와 똑같이 타이거즈를 응원하는 모습을 보며 남의 이야기가 아닌 ‘나의 이야기’로 느껴졌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추진단 박지원씨는 “한 번 타이거즈 팬은 영원한 타이거즈 팬이니, (경빈님도)위에서 계속 응원하고 계실 것”이라며 야구라는 매개체를 통해 희생자를 평범한 이웃으로 다시 기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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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진심은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홍보 과정에서도 빛을 발했다. 추진단은 기아 타이거즈 팬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홍보를 펼쳤고, 타이거즈 팬으로 유명한 인플루언서들에게 직접 DM을 보내 상영 소식을 알렸다. 이에 인플루언서 ‘지구’ 등이 “타이거즈 팬이었던 세월호 희생자의 이야기와 챔피언스필드의 모습이 담겨있다”며 자발적으로 홍보 게시글을 올려 예매 열기를 더했다.

오프라인에서의 발품 홍보도 이어졌다. 추진단은 상영관 인근의 독립서점과 영화관 등을 직접 찾아다니며 홍보물을 비치했다. 이들은 “남겨둔 문제를 해결한다는 건, 온전하게 현실을 살아가는 방식이다”라는 문구가 적힌 스티커를 배포하며 시민들의 발길을 극장으로 이끌었다. 그 결과, ‘야구’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수많은 광주 시민들이 극장으로 모여들 수 있었다.

이날 행사는 통상적인 관객과의 대화(GV) 대신, 추진단이 직접 기획한 감상 나누기 이벤트로 채워졌다. 추진단은 “우리가 사는 광주에는 응원과 약속을 상징하는 수많은 ‘노란 빛’이 공존한다”며 관객들이 직접 메시지를 적어 붙이는 참여형 코너를 마련했다 .

현장에는 청년들뿐만 아니라 지역의 든든한 버팀목인 ‘광주세월호시민상주모임’과 ‘서남예술촌’의 예술가들도 대거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청년들이 쏘아 올린 추모와 기억의 움직임에 동참하며, 세대와 분야를 넘어선 끈끈한 연대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미디어나무(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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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청년들이 ‘야구팬 경빈이’를 기억하기 위해 직접 스크린을 열고, 그 뜻에 공감한 시민들이 객석을 채운 이번 ‘주희에게’ 상영회는, 떠난 이를 기억하는 방식이 슬픔을 넘어 구체적인 삶의 연대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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