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아니아 ‘국경 넘는 프로리그’ 첫발…유럽도 ‘크로스보더 리그’ 현실화하나

입력 : 2026.01.19 05:28
  • 글자크기 설정
OFC 프로페셔널 리그 경기 장면. OFC 프로페셔널 리그 홈페이지

OFC 프로페셔널 리그 경기 장면. OFC 프로페셔널 리그 홈페이지

오세아니아축구연맹(OFC)이 국가 경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프로축구 리그 실험에 착수했다. 뉴질랜드·호주·피지 등 7개국 8개 클럽이 참가하는 ‘OFC 프로페셔널 리그(OFC Professional League)’가 지난 17일 뉴질랜드 오클랜드 에덴 파크에서 막을 올렸다.

이번 대회는 오세아니아가 호주가 2006년 아시아축구연맹(AFC)으로 편입된 뒤 사실상 처음 시도하는 ‘지역 단위 프로 크로스보더(국경 초월) 리그’다. OFC는 대회 우승팀에게 국제축구연맹(FIFA) 인터콘티넨털컵 출전권을 부여한다. 각 대륙 챔피언들이 맞붙는 이 대회는 확대된 클럽월드컵 진출 경로로도 연결돼 “우승팀이 세계 정상급 팀들과 경쟁할 기회를 얻는다”는 점이 핵심 동력으로 꼽힌다.

대회는 오는 5월 플레이오프까지 이어진다. 1라운드는 오클랜드에서 시작되며, 이후 여러 개최 도시가 단계별로 경기를 나눠 치르는 방식이다. OFC 프로리그 책임자 스튜어트 라먼은 BBC와 인터뷰에서 “오세아니아 지역의 축구 열기는 생각보다 크다”며 “피지와 솔로몬제도에서도 1만명 이상의 관중이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OFC는 참가 클럽이 원정 부담을 덜 수 있도록 항공편·숙박·현지 교통비 등을 부담해 리그 정착을 지원한다. 라먼은 “성공의 관건은 클럽의 ‘지역사회 기반’에 있다”며 “강한 커뮤니티 참여가 뒷받침돼야 상업 파트너십이 확대되고, 그 수익이 1군 전력과 유소년 육성에 재투자되는 선순환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OFC는 이번 리그가 단순한 흥행 프로젝트를 넘어 ‘선수 육성 플랫폼’이 될 수 있어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피지, 바누아투, 솔로몬제도 등 오세아니아 소국 선수들은 국제 스카우팅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노출이 적었다. 라먼은 “사람들이 선수들의 경기력 수준에 놀랄 것”이라며 “각국 최고 선수들이 최소 17경기의 경쟁적 매치를 보장받는 것은 엄청난 점프”라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에는 뉴질랜드의 오클랜드FC, 사우스아일랜드 유나이티드, 호주의 사우스 멜버른을 비롯해 피지의 불라FC, 파푸아뉴기니의 PNG 헤카리, 솔로몬제도의 솔로몬 킹스, 타히티 유나이티드, 바누아투 유나이티드 등이 참가한다.

이 같은 ‘국경 초월 리그’ 실험은 유럽에서도 재점화 조짐을 보인다. 라트비아 최상위리그 비르슬리가를 이끄는 막심스 크리부넥스 회장은 에스토니아·리투아니아가 참여하는 ‘발틱 리그(Baltic League)’ 구상을 추진 중이다. 크리부넥스는 “우리는 유럽 상위 30개 리그와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며 “무엇보다 국내 중계권 계약이 사실상 제로”라고 진단했다. 스폰서 시장이 작고, 라트비아 내에서는 아이스하키·농구와의 경쟁도 치열해 축구가 안정적으로 주목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런 환경에서는 클럽이 몇 년 뒤를 보고 계획하기가 힘들다”며 “투자자의 본업이 흔들리면 가장 먼저 사라지는 것이 클럽 지원”이라고 말했다.

발틱 리그의 핵심은 완전 통합이 아닌 ‘단계적 결합’이다. 라트비아(10개 팀)의 경우 현재는 한 시즌에 같은 상대를 4차례 만나는 구조인데, 이를 국내 일정에서는 홈·원정 1회씩만 치른 뒤 상위권 팀들이 발틱 결선에 진입하는 모델을 제안하고 있다.

유럽에서 크로스보더 리그 논의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네덜란드·벨기에가 추진했던 ‘베네리가’는 2019년 타당성 조사까지 진행됐으나 2022년 네덜란드 내 지지 부족으로 무산됐다. 네덜란드·벨기에·포르투갈·스코틀랜드·스칸디나비아 등이 거론된 ‘애틀랜틱 리그’ 역시 수십 년간 아이디어가 반복됐지만 실현되진 못했다. 라먼은 “아시아에서도 비슷한 논의를 자주 했다”며 “자체적으로 충분한 규모의 프로리그를 유지하기 어려운 나라들에게는 현실적인 해법”이라고 말했다. 라먼은 영국 제도권에서도 “웨일스·북아일랜드·아일랜드가 정규시즌 뒤 최종 스테이지를 함께 치르는 방식이 합리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크리부넥스는 “발틱이 가장 적절한 ‘파일럿 지역’”이라며 “이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유럽 곳곳에서 새로운 논의가 촉발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박수, 공유 영역

댓글 레이어 열기 버튼

기자 정보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