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시티 얼린 ‘북극 추위’…보되/글림트에 1-3 충격패

입력 : 2026.01.22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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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 구장 ‘냉동무덤’에 묻혀

챔스 16강 직행도 불투명

맨시티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20일(현지시간) UEFA 챔피언스리그 보되/글림트전에서 두 번째 실점을 허용한 뒤 고개를 떨군 채 아쉬워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맨시티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20일(현지시간) UEFA 챔피언스리그 보되/글림트전에서 두 번째 실점을 허용한 뒤 고개를 떨군 채 아쉬워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최강자 맨체스터 시티가 북극권 아래에서 한겨울의 냉기를 정면으로 맞았다. 그리고 무너졌다. 노르웨이 어촌 마을 보되의 작은 구장 아스프미라 스타디움은 유럽 축구의 ‘거대 제국’을 묻어버리는 냉동무덤이었다.

보되/글림트는 20일 노르웨이 보되 아스프미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맨시티를 3-1로 꺾었다. 전반 카스페르 회그의 멀티골, 후반 옌스 페테르 하우게의 환상적인 감아차기 골이 합쳐진 결과였다.

맨시티는 경기 시작부터 이상했다. 높은 점유율을 가져갔지만, 점유율은 경기를 지배하는 게 아니라 추위 속에서 어쩔 줄 몰라 공을 돌리는데 머물렀다. 반면 보되/글림트는 31% 점유율로도 경기를 움직였다. 적은 볼 소유로도 찌르고, 넘어뜨리고, 다시 찔렀다. 인공잔디 위에서 홈팀은 빠르고 단단했다.

승부는 전반에 갈렸다. 보되/글림트는 맨시티 수비의 약점을 겨냥했다. 맨시티 왼쪽 측면이 반복해서 파열됐다. 블롬베리가 왼쪽 측면을 파고든 뒤 퍼올린 크로스, 그리고 회그의 마무리. 이 장면이 두 차례 반복됐다. 첫 골은 좁은 각도에서 나온 헤더였다. 두 번째 골은 조금 더 중앙에 가까운 위치에서 오른발로 침착하게 골문을 갈랐다. 8000석 규모인 작은 구장은 폭발했다. 반면 원정석 404명의 맨시티 팬들은 얼어붙었다. 추위 때문만은 아니었다.

후반 시작 뒤에도 맨시티는 달라지지 않았다. 페프 과르디올라 감독은 하프타임에 큰 조정을 하지 않았고, 보되/글림트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보되/글림트는 역습 상황에서 하우게가 로드리의 방어를 벗겨낸 뒤 오른발로 공을 감아 올렸다. 공은 궤적을 그리며 골대 상단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맨시티는 후반 15분 셰르키가 만회골을 넣으며 반격의 불씨를 살리는 듯했으나 곧바로 자멸했다. 로드리가 2분 만에 연달아 옐로카드를 받으며 퇴장했다. 두 장면 모두 보되/글림트의 역습을 끊기 위한 ‘냉정한 반칙’이었다. 가디언은 “그러나 그 순간 원정팀의 경기 흐름은 완전히 끊겼고 맨시티는 추위 속에서 체온뿐 아니라 전술과 정신상 온도까지 잃었다”고 전했다.

경기 뒤 과르디올라 감독은 “2026년 들어 프리미어리그와 오늘 경기 모두 결과가 좋지 않다. 모든 디테일에서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느낌이 있다.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맨시티는 이번 패배로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에서 승점 13에 머물렀다. 마지막 16강 직행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반대로 보되/글림트는 승점 6점을 확보하며 플레이오프 희망을 이어갔다.

이날 경기 시간대 기준 섭씨 영하 1도 전후였다. 경기장이 해안가에 있고 바람 영향으로 체감은 더 낮게 느껴졌을 가능성이 크다. 이곳은 북극권(북위 67도 근처)에 있어 차가운 공기, 인조잔디의 딱딱한 반발감이 겹치면서 원정팀의 무덤으로 평가받는다. 가디언은 “킥오프 때 영하 1도였고 현지에선 ‘오히려 온화한 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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