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그린란드 논란에도 월드컵 보이콧 고려 안 해”…트럼프 발언에 유럽 긴장 고조

입력 : 2026.01.22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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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체육부 장관 마리나 페라리. AFP

프랑스 체육부 장관 마리나 페라리. AFP

프랑스 정부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위협과 관련해, 이번 여름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보이콧에는 현재로선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BBC는 22일(한국시간) “프랑스 체육부가 그린란드 사안을 이유로 월드컵을 보이콧할 의사가 없다”고 프랑스 체육부 장관 마리나 페라리가 밝혔다고 보도했다. 페라리는 “현재로서는 이 위대한 대회를 보이콧할 뜻이 없다”며 “정치권 일부에서 문제 제기가 있었던 것은 알고 있으나, 스포츠는 정치와 분리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를 ‘국가안보’를 이유로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는 특히 그린란드 병합 요구에 반대하는 유럽 국가들에 대해 관세 부과 가능성을 언급했으며, 프랑스는 이 대상 8개국 중 하나로 거론됐다. 프랑스 내에서는 월드컵 불참을 공개적으로 주장하는 정치권 목소리도 나왔다. 좌파 성향 정치인 에리크 코케렐은 “그린란드 사안을 이유로 월드컵 불참을 검토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월드컵 개최국인 미국과 유럽의 갈등이 확대되면서 축구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덴마크 역시 플레이오프를 통해 본선에 진출할 경우 직접적인 당사국이 될 수 있다. 덴마크축구협회(DBU)의 에리크 브뢰게르 라스무센 CEO는 BBC에 “민감한 상황임을 인지하고 있으며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면서도 “현재의 초점은 오는 3월 두 경기에 승리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 축구 지도부도 우려를 키우는 분위기다. 보도에 따르면 유럽 내 축구 관계자들은 트럼프의 ‘그린란드 병합’ 움직임에 대한 초기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유럽축구연맹(UEFA)과 잉글랜드축구협회(FA) 등에도 관련 논평 요청이 전달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FIFA 잔니 인판티노 회장의 ‘밀착’도 논란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인판티노는 2026 월드컵 조 추첨식이 열린 지난해 12월, 트럼프에게 FIFA ‘평화상’을 수여하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휴전 성립에 핵심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유럽 축구팬 단체와 인권단체들은 “정치적 정당화로 비칠 수 있다”며 비판했다.

한편 영국 의회에서도 미국의 외교정책을 문제 삼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노동당, 자유민주당, 녹색당, 플라이드 컴리 등 소속 정치인 26명이 공동 발의한 동의안에는 “국제 스포츠 행사는 강대국의 국제법 위반을 합법화·정상화하는 도구가 돼서는 안 된다”며 미국을 주요 국제대회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국제 스포츠 기구가 검토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안전 및 입국 문제도 월드컵을 둘러싼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유럽민주당(EDP)은 “유럽 방문객 안전 보장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각국 축구협회에 대회 불참을 요청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FIFA는 2026 월드컵 티켓 소지자를 대상으로 미국 ‘우선 비자 예약’ 절차를 운영하고 있으나, 트럼프 행정부의 여행 제한 조치(트래블 밴)로 모든 참가국 팬들의 입국이 원활할지는 불확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026 FIFA 월드컵은 104경기 가운데 78경기가 미국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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