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아시아쿼터 제러드 데일이 22일 김포공항 출국장에서 포부를 밝히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KIA는 올겨울 남다른 선택을 했다. 새로 도입되는 아시아쿼터로 호주 국가대표 유격수 제러드 데일을 선택했다. 10개 구단 중 아시아쿼터로 투수가 아닌 야수를 뽑은 건 KIA뿐이다.
박찬호의 공백이 그만큼 컸다. 팀 전력 구성상 안정적인 유격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 감독은 데일에게 유격수는 물론 1번 타자 자리까지 맡기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 박찬호가 나간 자리를 공·수 모두 데일로 대체한다는 것이다.
‘나 홀로 야수’ 선택에는 당연히 부담이 뒤따랐다. 데일 역시 모르지 않는다. 22일 김포공항 출국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데일은 “아시아쿼터 유일한 야수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내가 잘해야 앞으로 다른 야수들도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정말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올 FA 시장 최대어였던 박찬호의 대체자라는 사실 역시 알고 있다. 데일은 “박찬호 선수가 KIA에서 비중이 정말 컸던 선수라는 것도 안다. 그런 자리를 대신한다는 걸 영광스럽게 느낀다. 새 시즌이 시작되면 KIA가 정말 선수 잘 데려왔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좋은 플레이를 하고 싶다”고 했다.
데일은 유격수 수비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1번 타자 역할에 대해서도 “마이너리그 시절 리드오프 경험이 있다. 감독님이 어떤 위치로 기용하든 역할에 맞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데일은 이날 이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과 함께 전지훈련지인 일본 이마미오시마로 출국했다. 제임스 네일을 비롯한 외국인 선수들도 한 비행기를 탔다. 23일 출국인 국내 선수들보다 하루 먼저 떠났다.
데일은 다음 달 28일까지만 스프링캠프 훈련을 소화한다.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호주 대표로 나가기 때문이다. 데일은 2023년 WBC 때도 호주 대표로 출전했다. 당시 호주는 한국을 8-7로 꺾고 조별라운드를 통과했다.
KIA 아시아쿼터 제러드 데일이 22일 김포공항 출국장에서 만난 팬에게 사인을 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데일은 “정규시즌에 포커스를 두고 훈련을 하겠지만, WBC에서는 당연히 호주 대표팀 일원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WBC는 사실 2023년 대회만 기억하고 있다. 그때 호주가 이겼다. 이번에도 호주에 좋은 기회가 있을 거로 생각한다”고 웃었다. 한국과 호주는 오는 3월9일 맞대결한다. 조별라운드 최종전이다. 경기 결과에 따라 8강 토너먼트로 나가는 주인공이 바뀔 수 있다.
호주 표팀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선수는 내야수 트래비스 바자나다. 2024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호주 야구 사상 최초로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았다.
데일은 “바자나는 아주 오랫동안 봐왔는데 정말 좋은 선수다. 같이 훈련하고 경기하는 것 자체가 즐겁다. 언젠가는 빅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 대표팀을 위해 바자나에 대해 좀 더 이야기해 줄 수 없겠느냐는 농담에 데일은 미소로 답을 대신했다. 그러면서 “바자나에 대해서 이야기를 안 하는 것처럼 호주 선수들에게도 김도영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겠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