랴오닝과 재계약한 쿠니모토. 랴오닝 SNS
이게 중국 프로축구의 수준인가.
K리그에서 활약했던 쿠니모토 다카히로(29)가 13일 만에 전 소속팀으로 돌아갔다. 지난 9일 새로운 팀과 이적이 공식 발표됐는데, 2주도 지나지 않아 다시 예전 팀과 재계약했다는 오피셜이 나왔다.
올 시즌 중국 슈퍼리그로 승격한 랴오닝이 22일 쿠니모토와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9일 갑급리그(2부리그) 옌벤 룽딩이 쿠니모토를 영입했다고 발표했는데, 불과 13일 만에 또 다른 공식 발표가 나온 것이다.
랴오닝 구단도 ‘이상한 계약’을 인정했다. 구단은 “세상은 체스 게임과 같다.모든 것은 예측할 수 없다”면서 “뜻밖의 반전이 일어나고, 더 밝은 미래가 펼쳐지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랴오닝은 쿠니모토와 재계약을 체결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올 시즌에도 랴오닝에서 경기장에 나설 것이다. 이번 재계약은 지난 2년 동안의 좋은 협업과 더불어 상호 깊은 신뢰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공통된 선택이다. 현재 구단은 계약을 마쳤으며, 모든 등록 절차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대회에서 팀을 대표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지난 13일 옌벤행이 발표된 쿠니모토. 옌벤 SNS
쿠니모토는 랴오닝에서 2024·2025년 핵심 미드필더로 맹활약했다. 특히 지난 시즌은 5골·19도움의 특급 활약으로 도움왕에 오르며 팀을 1부리그로 승격시켰다. 그러나 랴오닝과 여러 문제로 재계약에 이르지 못했고, 이기형 감독이 이끄는 갑급리그 옌벤이 접근하면서 이적이 결정됐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중국 언론은 최근 “옌벤과의 계약 이행에 차질이 생겼다. 계약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옌벤은 쿠니모토에게 위약금을 지불해야 했다. 난감한 상황에 놓인 옌벤은 랴오닝에 먼저 연락해 이 문제를 해결해줄 것을 요청했다. 여러차례 논의 끝에 옌벤과 쿠니모토가 계약을 해지했고, 이후 랴오닝 고위 관계자는 쿠니모토와 재계약 협상을 재개했다”며 옌벤행 무산 과정을 전했다. 결국 쿠니모토는 다시 랴오닝과 재계약을 체결하는 황당한 이적의 주인공이 됐다.
말많고 탈 많았던 선수 생활에 또 하나의 스토리가 추가된 셈이다. 쿠니모토는 2015년 일본 아비스파 후쿠오카에서 프로데뷔해 2018년 경남FC 입단으로 K리그에 발을 디뎠다. 2020년 전북 현대로 이적해 음주운전 사건을 벌인 2022년 7월 퇴출되기 전까지 리그 정상급 플레이메이킹 능력을 뽐냈다. 그러나 J리그 시절부터 줄곧 사생활과 잦은 음주 등으로 문제를 적잖게 일으켜 ‘악마의 재능’으로 불렸다. 중국으로 간 쿠니모토에게도 사고와 해프닝이 끊이지 않는다.
지난 시즌 랴오닝에서 활약하던 쿠니모토. 랴오닝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