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레이커스 스타 코비 브라이언트. Getty Images코리아
꼭 20년 전, 코비 브라이언트는 미국프로농구(NBA) 역사에 남을 대기록을 세웠다. 한 경기에 무려 81점을 퍼부어 NBA 역대 한 경기 최다 점수 2위에 올랐다. 윌트 체임벌린의 100득점 1위 기록이 1962년에 나왔고, 2000년대 이후 현대 농구에선 브라이언트의 기록은 넘보기 어려운 수치로 꼽힌다.
NBA 공식 홈페이지는 23일 이 기록을 다시 한번 조명하는 장문의 기사를 실었다. 브라이언트는 당시 토론토전에서 81점을 넣으며 팀의 122-104 승리를 이끌었다.
당시 토론토 감독이었던 샘 미첼은 “그는 정말 대단했고, 우리는 그저 속수무책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뭘 할 수 있었겠는가”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미첼은 “우리는 그의 득점을 막고 경기 흐름을 늦추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다”면서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수비 전술을 다 썼고, 심지어 대학 시절에 썼던 옛날 전술까지 동원했다. 1대4 지역방어, 2대3 지역방어 같은 것들 말이다. NBA에서 2대3 지역방어를 쓰는 걸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였는가? 어쨌든 그날 우리는 그런 모든 전술을 시도해 봤다”고 했다. 그는 “브라이언트는 역사적인 슈퍼스타다. 그날 밤 어떤 팀이 그를 막았더라도 그는 여전히 81점을 득점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LA 레이커스 코비 브라이언트. Getty Images코리아
브라이언트는 당시 46개의 슛을 시도해 28개를 성공해 60%의 높은 야투율을 기록했다. 특히 후반전에만 55점을 혼자서 득점했는데, 이는 토론토 전체 후반전 득점인 41점보다 훨씬 많았다. 또한, 20개의 자유투 중 18개를 성공시켰다. 3점슛도 7개를 성공했다. 42분 동안 단 3개의 턴오버만을 범했고, 3개의 스틸로 실책도 만회했다.
브라이언트는 한참 지난 뒤 당시를 회상하며 “그땐 내가 어떤 기적을 만들어냈는지 깨닫지도, 이해하지도 못했다”고 했다.
미첼은 당시 전반 26점을 넣었던 브라이언트가 후반전 휘슬과 함께 폭풍을 몰아칠 것을 예감했다고 했다. 미첼은 “3쿼터 시작과 동시에 코비가 베이스라인에서 골밑으로 돌파하고 있었는데, 모리스 피터슨이 완벽하게 그의 진로를 막고 있었다. 하지만 코비는 갑자기 멈춰 서서 세 번의 페이크 동작을 한 후, 몸을 날카롭게 돌려 수비수에게 등을 돌린 채 페이드어웨이 점프슛을 날렸고, 공은 휙 하는 소리와 함께 네트를 통과했다”며 소름돋는 순간을 다시 떠올렸다. 그는 “그 순간, 모두가 알았다. 살인마 코비가 돌아왔다는 것을”이라고 했다.
LA 레이커스 코비 브라이언트. Getty Images코리아
“일부 사람들은 우리가 고의적인 파울을 범하게 했어야 했다고 말한다. 이렇게 묻겠다. 만약 내가 선수를 올려보내서 무모한 파울을 하게 내버려 둬서 코비가 부상을 입었다면 어땠을까? 나도 프로 선수였고, 지금은 감독이다. 잘하는 선수를 상대로 부상 입히는 게 전술인가? 그게 무슨 경쟁 스포츠인가? 그게 농구라고 할 수 있나? 난 품위 있게 지는 법을 안다. 선수가 그토록 놀라운 경기력을 보여주면서도, 시종일관 깔끔한 플레이를 펼쳤을 때, 즉 도발이나 과시, 허세 없이 경기를 펼쳤을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 전설에게 경의를 표하는 것뿐이다. 그를 해치려 해서는 안 된다.”
미첼은 최선을 다해 막았고, 이를 넘어서 더욱 독보적인 활약을 한 상대 에이스를 그 자체로 존경했다. 경기 후 레이커스는 역사적인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숫자 ‘81’이 새겨진 기념 티셔츠를 제작했다.
미첼은 이후 시간이 흘러 브라이언트와 당시 얘기를 나눈 대목을 소개했다. “그날 밤, 그는 아무도 자신을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의 눈에는 농구 골대가 바다처럼 광활해서 어떻게 슛을 쏘든 공은 틀림없이 골대에 들어갈 거라고 했다. 또 ‘내가 81점을 득점했는데 팀이 졌다면 사람들은 분명 나를 이기적이라고 했을 거야. 나와 다른 선수들의 가장 큰 차이점은 내 목표는 항상 승리였다는 거지’라고 말했다. 그게 바로 코비였고, 당시 그의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는 81점을 득점했다고 절대 자랑하지 않았다.”
1996년에 데뷔해 2016년까지 LA 레이커스에서만 뛰며 5번 우승을 이끌었던 ‘블랙맘바’는 2020년 1월 미국 캘리포니아 상공에서 타고 있던 헬리콥터가 추락하면서 42살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LA 레이커스 코비 브라이언트. Getty Images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