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김경문 한화 감독이 타선 강화를 위해 보강한 강백호와 외국인타자 요나단 페라자 를 어떻게 활용할 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한화이글스 제공
프로야구 안팎의 화두
투고타저 흐름 속 한화는 역주행
기동력 대신 묵직함의 테이블세터
강백호 잠재력+페라자 파괴력 주목
라인업에 새 바람 불러일으켜줄
오재원·최유빈 기대감도
KBO리그 10개 구단은 이미 캠프지로 날아가 본격적인 시즌 준비를 하고 있다. 각 팀 감독을 비롯한 주요 인물 인터뷰를 통한 캠프 소식도 여러 각도로 나오고 있다.
프로야구 주요 관계자들과 팬들 사이 간접 소통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비공식 자리에서 야구인들 사이 대화 주제로 요즘 자주 거론되는 것도 있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고개를 든 리그의 투고타저 현상이 아시아쿼터제가 시행되는 올시즌 뚜렷해질 것이란 전망을 배경에 둔 갑론을박이다.
KBO리그 전체 OPS(출루율+장타율)는 2024시즌 0.772에서 지난 시즌 0.727로 낮아졌다, 리그 평균자책도 4.91에서 4.31로 뚝 떨어졌다. ABS 도입 2년째에 접어들며 스트라이크존 활용법을 투수 시각에서 읽기 시작한 것이란 분석이 따른다. 각 구단이 빠른 공을 던지는 외인 투수 영입에 공을 들인 것도 KBO리그 새 환경에서 생존하려는 선택이었다.
지난 시즌 각 구단은 알게 모르게 싸우는 방법에 변화를 줬다. 2024년 482개였던 희생번트가 지난해 594개로 23.2%나 늘어났다. 1점의 가치가 커지면서 1득점 확률을 높이는 ‘스몰볼’에 조금 더 비중을 두기 시작한 것이다. 더불어 1점을 지키는 수비력 가중치도 커졌다.
KIA를 제외하고 9개 구단이 아시아쿼터로 투수를 보강한 올해 리그 환경은 ‘투고타저’ 그리고 ‘스몰볼’ 경향이 더욱 선명해질 것이란 전망. 몇몇 단장을 비롯한 각 구단 주요 관계자들이 동시에 주목하는 구단이 있다. 오프시즌 보편성과는 ‘다른 경로’를 선택한 한화의 행보를 여럿이 궁금해하고 있다.
한화는 FA 시장에서 공격력 보강을 화두로 강백호를 영입했다. 외국인타자 또한 외야수로 수비보다 타력이 도드라지는 요나단 페라자를 2023시즌 이후 유턴시키며 라인업의 화력을 올리는 밑그림을 그렸다. 두 선수가 새 시즌 테이블세터로 라인업 앞쪽에 나란히 설 가능성도 꽤 있다.
최근 여러 팀이 출루율 높고 작전 수행력 좋은, 전통의 테이블세터진을 구성했던 것과는 다른 선택이 될 수 있다. 예컨대 지난해 챔피언 LG는 홍창기와 신민재 등 출루율과 기동력을 나눈 선수를 앞세웠고, 정규시즌 3위의 삼성은 김지찬과 김성윤 등 재간둥이들을 1·2번 타자로 내세우는 일이 잦았다. 지난해 테이블세터진의 출루율은 삼성이 0.379로 전체 1위였고, 타율은 0.291의 LG가 1위였다. 두 팀이 상위권서 싸울 수 있는 동력이기도 했다.
한화는 지난해에도 1·2번 타자 출루율이 0.331(9위)에 그칠 만큼 좋지 않았다. 이 대목에서 올 시즌 한화 야구를 바라보는 전망은 엇갈린다.
한화는 기존 자원을 활용해 나름의 1·2번 경쟁력을 만들었다는 것. 상대적으로 움직임이 둔했던 테이블세터진으로도 정규시즌을 2위로 마칠 수 있던 것은 파괴력 있는 1·2번 구성이 효과를 봤다는 해석이다. 지난해 한화 테이블세터진 장타율은 0.407로 전체 2위였다.
올해 한화 타순 1·2번을 누가 맡을지 아직 단정 짓긴 어렵다. 다만 LG와 삼성, 또는 박찬호와 정수빈 등이 버티는 두산같은 전형적인 구성은 어려울 전망. 결국 가속화 경향이 있는 ‘스몰볼’ 리그를 인정하면서도 ‘빅볼’로 승부를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투고타저 시즌에 ‘빅볼’ 가중치는 때때로 커질 수도 있다. KBO리그 역사에 리그 평균자책이 3점대이던 마지막 시즌 2012년에는 SK가 팀 평균자책 3.82(4위). 팀 타율 5위, 팀 출루율 4위로 8개 구단 체제에서 평균점을 찍으면서도 팀 홈런 1위(108개)의 힘으로 정규시즌 2위에 오르기도 했다. 한화 관계자는 “투고타저 흐름에서 1점의 중요성은 당연히 커진다. 1점을 언제든 낼 수 있는 한방의 영향력도 덩달아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화 새 라인업의 성패를 가를 첫번째 카드로도 강백호가 거론된다. 올해 한화 야구에 대한 몇몇 부정적 전망을 지울 수 있는 이름이다. 한화는 강백호에게 4년 총액 100억원을 투자하면서 그의 최근 몇 년 부진한 모습이 아닌 입단 초기의 괴물 같은 경기력을 떠올렸다.
강백호는 데뷔 시즌인 2018년 29홈런을 때리면서 훗날 빅리그 진출이 가능한 1순위로 지목됐으나 지난해까지 8시즌 중 3차례만 20홈런을 돌파하는 등 정체기를 겪었다. 그러나 강백호의 타자로서 ‘실링(잠재력)’은 여전히 높다는 게 한화의 판단으로 보인다. 강백호가 ‘실링’을 채운다면, 외국인투수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의 이탈 등으로 공격력 부담이 커진 한화의 ‘힐링’이 될 것으로도 보인다.
한화 관계자는 호주 멜버른 캠프에서 올시즌 라인업의 윤활유가 될 ‘재간둥이’ 발굴에도 신경 쓰고 있는 점도 설명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올시즌 고졸 신인 1라운드 중견수 오재원과 발 빠른 대졸 내야수 최유빈을 관심 있게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