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꿈꾸는 공포의 한마디…“나가, 대전 백호여”

입력 : 2026.02.02 07:01 수정 : 2026.02.02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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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와 떠난 독수리 군단 공격력 강화에 방점

드라마 ‘소년시대’ 싸움꾼 아산 백호처럼

상대 팀 떨게 할 존재가 되길 희망

한화 강백호 | 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강백호 | 한화 이글스 제공

2014년 말 프로야구 스토브리그 이슈 중 하나는 LG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박용택의 2번째 자유계약선수(FA) 자격 취득 뒤 행보였다. LG 잔류 협상이 순탄치 않았다. 그 틈을 롯데가 파고들었다. 롯데는 적극적이었다. 잠실야구장 인근 롯데호텔에 구단 실무 책임자가 기약 없는 투숙에 들어가며 박용택의 응답을 기다렸다. 롯데의 제시 조건은 박용택이 LG로부터 받은 것보다 훨씬 매력적이었다.

선수 이동의 적잖은 나비효과가 일어날 뻔한 그해 겨울, 박용택은 잠실야구장 LG 사무실에 발이 묶여 협상을 이어간 끝에 결과적으로 조건 대신 팀을 택했다. 그리고 박용택은 그 당시 롯데의 ‘진심’을 두고 지금까지도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

롯데가 박용택 영입에 간절했던 것은 ‘궁합’에 대한 기대 때문이기도 했다. ‘별명의 사나이’ 박용택의 대표적 별명 하나가 ‘사직택’이었다. 부산 사직구장에서 경기할 때면 전투력이 상승했다. 박용택은 2011년부터 4년간 사직 경기에 32차례 출전해 타율 0.354에 OPS 0.972를 기록했다. 박용택 스스로 “사직구장에서는 공이 더 잘 보인다”는 얘기를 하기도 했다.

지난 스토브리그 FA 시장에서 한화가 강백호에게 매력을 느낀 이유 중 하나 또한 선수와 홈구장의 연관성이다. 강백호는 한화가 지난 시즌 처음으로 쓰기 시작한 새 구장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초강세를 보였다. 시즌 중 이어진 부상 탓에 대전구장에서는 3경기만 출전했지만 타율 0.429(14타수 6안타) 1홈런 7타점에 OPS 1.143의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지난해 한화 관계자들에게는 대전 안방에서 유독 ‘KT 강백호’가 더 커 보였을 수 있다. 95m로 거리는 짧은 대신 8m 높이의 ‘몬스터 월’을 낮은 각도의 배럴 타구로 자주 때리는 강백호의 모습을 떠올렸을 수 있다. 한화는 강백호를 잡았다.

강백호는 최근 몇 년 사이 주춤했지만 타석에 서는 것만으로도 상대 배터리에 압박감을 안기던 시즌이 꽤 있었다. 입단 3년 차인 2020년에는 타율 0.330 23홈런 OPS 0.955로 야수 WAR(스탯티즈 기준) 7위(5.70)를 기록했고, 2021년에는 타율 0.347 16홈런 OPS 0.971로 야수 WAR 2위(7.02)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해 리그 선발 지표를 리드한 폰세와 와이스까지 외국인 투수 2명이 모두 떠나는 등 마운드 변수가 많은 한화는 공격력에서 조금 더 선명한 ‘상수’를 쥐려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그 중 강백호에게 바라는 것은 배팅 오더에 올라가 있는 이름만으로도 상대를 떨게 하는 위압감일 수 있다.

OTT(온라인동영상플랫폼)에서 마니아층을 만든 시리즈 ‘소년시대’의 ‘아산 백호’는 이름만으로도 주변을 떨게 한 공포의 대상이다. 소문만으로도 충청남도 일대 고교 싸움꾼들의 눈빛을 자동 순화시켰던 이름. 진짜가 기억을 잃은 사이, ‘아산 백호’ 행세를 한 가짜마저 “나가 아산 백호여”라는 한마디면 누구라도 주저앉힐 만큼 ‘아산 백호’는 상대 승부욕부터 마비시키는 무서운 별명이었다.

강백호가 과연 ‘어떤 강백호’일지 한화뿐 아니라 리그 전체 순위싸움의 변수가 될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한화에서 바라는 건 분명 드라마 속 ‘아산 백호’ 같은 위협적인 모습이다. 이를테면 ‘대전 백호’. 새로운 강백호를 상상하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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