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스타인 유죄 이후에도 이어진 접촉…F1·축구·NFL 고위 인사들 문서서 확인

입력 : 2026.02.05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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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미국 뉴욕 연방 법원 앞에서 시위 단체 ‘핫 메스(Hot Mess)’ 소속 인사들이 제프리 엡스타인의 얼굴이 담긴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당시 엡스타인은 미성년자 성매매 및 성매매 공모 혐의로 기소될 예정이었다. 게티이미지

2019년 7월 미국 뉴욕 연방 법원 앞에서 시위 단체 ‘핫 메스(Hot Mess)’ 소속 인사들이 제프리 엡스타인의 얼굴이 담긴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당시 엡스타인은 미성년자 성매매 및 성매매 공모 혐의로 기소될 예정이었다. 게티이미지

미국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관련한 대규모 수사 문건이 최근 추가로 공개되면서 그의 2008년 유죄 판결 이후에도 스포츠계 고위 인사들이 접촉을 유지해 왔다는 정황이 잇따라 드러났다.

4일 BBC 보도에 따르면, 이번에 공개된 이른바 ‘엡스타인 파일’에는 포뮬러원(F1), 축구, 미국프로풋볼(NFL) 등 세계 스포츠 산업의 핵심 인사들과 엡스타인 사이의 이메일·문자 메시지, 사업 관련 논의 기록이 포함돼 있다. 문건에 이름이 언급됐다는 사실만으로 불법 행위를 의미하지는 않지만, 엡스타인이 이미 성범죄 전력이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파장은 커지고 있다.

문서에 따르면 국제자동차연맹(FIA) 전 회장인 장 토드는 엡스타인이 성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이후인 2017년 뉴욕 자택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측은 외교관 지인을 매개로 교류했으며, 방문 이후에도 재차 만남을 시사하는 이메일을 주고받았다. 토드는 현재 유엔 도로안전 특사로 활동 중이다.

F1과 관련해서는 알피느 팀의 실질적 책임자로 알려진 플라비오 브리아토레 역시 엡스타인과의 접촉 기록이 확인됐다. 2010년 이메일에는 브리아토레가 엡스타인과 통화를 원한다는 메시지가 포함돼 있으며, 엡스타인은 그를 “나의 이탈리아 친구”로 표현하기도 했다.

축구계에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크리스털 팰리스의 주요 투자자인 조시 해리스가 엡스타인과 수년간 이메일과 통화를 이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해리스 측은 엡스타인과의 독립적인 관계를 부인하며, 사업적 접근을 차단하기 위한 최소한의 접촉이었다고 해명했다. 해리스는 NBA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NHL 뉴저지 데블스, NFL 워싱턴 커맨더스의 구단주이기도 하다.

첼시 공동 구단주인 토드 보엘리와 엡스타인 사이의 2011년 만남 정황도 문서에 포함됐다. 당시 엡스타인은 보엘리와의 연결을 시도했으며, 구체적인 사업 논의 가능성도 거론됐다. 보엘리와 첼시 구단은 현재까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NFL에서는 뉴욕 자이언츠 공동 구단주 스티브 티시의 이메일 교신이 특히 논란이 됐다. 엡스타인이 여성 동반 만남을 제안하자 티시가 이에 호응하는 듯한 답신을 보낸 기록이 포함돼 있다. 티시는 “성인 여성과 관련된 이메일 교류가 있었을 뿐”이라며 엡스타인의 범죄를 전혀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NFL 사무국은 해당 사안에 대한 조사 여부를 검토 중이다.

이 밖에도 LA 올림픽 조직위원장인 케이시 와서먼이 엡스타인의 공범으로 복역 중인 기슬레인 맥스웰과 2000년대 초반 부적절한 이메일을 주고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와서먼은 “범죄가 드러나기 전의 일”이라며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엡스타인은 미국의 억만장자 금융인이자 미성년자 성착취 및 인신매매 범죄로 2008년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2019년 뉴욕에서 재체포된 뒤 구치소에서 사망했다. 사인은 자살로 공식 발표됐다. 그의 범죄는 단순한 개인 일탈을 넘어, 정·재계와 스포츠, 외교계까지 이어진 광범위한 인맥과 권력 네트워크 의혹으로 국제적 스캔들로 확산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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