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장범준, 사진|경향DB
월급만큼이나 기다려지는 프로젝트가 탄생했다. 이른바 ‘월말 장범준’. 밴드 버스커버스커 장범준이 퀄리티 있는 곡을 매달 말일에 내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로, 지난달 31일 대망의 첫곡 ‘라일락’을 내놨다.
이날 온라인 음원사이트로 공개된 ‘라일락’은 헤어진 첫사랑에게 연락을 다시 할까 고민하는 남자의 모습을 ‘첫사랑의 감동’이란 꽃말을 지닌 라일락에 비유한 포크 락이다. 장범준 특유의 담백하면서도 친근한 목소리가 ‘벚꽃엔딩’ 이후 또 한번 봄을 전한다.
‘월말 장범준’ 표지
‘월말 장범준’을 기획하고 열흘만에 발매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 퀄리티다. 작사/작곡은 역시나 장범준이 전담했던 터라 ‘장범준 향기’가 라일랑 향보다 더욱 진하게 풍긴다. 아련하기보단 지질했던 첫사랑의 역사가 연상되는 가사, 이야기를 전달하는 듯 정직한 장범준의 딕션과 목소리, 쉬운 멜로디가 더해져 한번 들으면 절로 따라서 입으로 흥얼거리게 된다. 묘하게 술 취해 ‘타령’하는 느낌도 전해져 웃음기를 더한다.
재밌는 건 ‘월말 장범준’이 팬들과 소통 속에서 즉흥적으로 기획됐다는 점이다. 장범준의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제작기 영상에 따르면 매달 1곡씩 발매하기로 약속을 했고, 윤종신이 해오던 ‘월간 윤종신’을 존경하는 의미에서 ‘월말 장범준’이란 이름을 붙였다고. 매달 계절감에 맞고 퀄리티 있는 1곡씩 내며 팬들과 소통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어 앞으로 나올 ‘월말 장범준’에 거는 기대감이 더욱 높아진다. 특히 봄만 되면 ‘벚꽃 엔딩’으로 ‘벚꽃 연금’을 받을 만큼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그이기에, 돌아오는 봄엔 또 얼마나 살랑거리는 곡으로 우리의 귀를 즐겁게 할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아쉬운 건 뮤직비디오가 없다는 점이다. 프로젝트를 결정하고 곡을 녹음해서 편집한 뒤 열흘만에 발매를 한 탓에 뮤직비디오를 제작할 시간이 없다는 게 그 이유다. 장범준 다운 면모긴 하나, ‘라일락’이란 노래에 맞게 눈과 귀 모두 충족할 영상 콘텐츠가 있었다면 좋지 않을까란 뒷맛이 남기는 한다.
그 어떤 언론 홍보나 미디어 노출 없이 조용하게 시작된 ‘월말 장범준’, 그 담백한 시작이 어떤 끝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월말 장범준’은 매달 말일, 온라인 음원 사이트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