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미국팀 지원 장소가 ‘아이스 하우스’에서 ‘윈터 하우스’로 바뀐 사연

입력 : 2026.02.05 11:48 수정 : 2026.02.05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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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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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축제’로 불리는 동계올림픽에서 ‘얼음’이라는 단어를 쓰기가 힘들어졌다.

미국 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USOPC)는 이탈리아 밀라노에 설치된 미국 대표팀 선수단 지원 장소의 이름을 공식적으로 ‘아이스 하우스(ICE HOUSE)’에서 ‘윈터 하우스(WINTER HOUSE)’로 변경했다. 얼음이라는 뜻의 영어단어 ICE가 미국 이민세관단속국의 약칭과 같다는 반발이 일었고 USOPC는 결국 이를 받아들였다.

USOPC는 미국 대표팀 선수단과 그 가족, 지인들이 함께 모일 수 있는 대규모 장소를 만들고 이는 일반적으로 ‘USA 하우스’로 불린다. 하지만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은 서로 약 400㎞ 떨어진 밀라노와 코르티나담페초에서 동시에 열리는 탓에 미국 선수단이 한 장소에 모이기 힘들어 ‘USA 하우스’라는 이름은 쓰지 않기로 했다.

‘USA 하우스’를 대체할 이름이 ‘아이스 하우스’라는 것이 공개되자 곳곳에서 비판이 일었다. 미국 미네소타에서 두 명이 ICE 총격에 사망하자 ICE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를 규탄하는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했는데 세계인의 축제인 올림픽에서 ‘논란의 단어’를 쓰는 게 마땅하냐는 취지다. ‘윈터 하우스’를 후원하는 미국하키협회, 미국스피드스케이팅협회, 미국피겨스케이팅협회는 성명을 내고 “우리의 콘셉트는 선수와 그 가족, 친구들이 모여 동계 올림픽이라는 특별한 경험을 축하할 수 있도록, 방해 요소 없이 사적인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ICE는 이미 이번 올림픽의 화두가 됐다. ICE 요원이 올림픽 기간 이탈리아에 파견될 것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탈리아에서 ‘NO ICE IN MILANO(밀라노에 ICE는 안 된다)’ 피켓을 든 시민들의 시위가 이어졌다. 이탈리아 정부는 일부 지역을 ‘위험 구역’으로 지정하고 경찰 배치 인력을 늘릴 방침이다. 미국은 ICE 요원들이 거리에서 활동하지 않고 통제실에만 머물면서 J.D. 밴스 미국 부통령 등의 경호 업무만 할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반대 여론은 쉽게 진화되지 않는 분위기다.

피겨스케이팅 선수 엠버 글렌은 “윈터 하우스로 이름이 바뀐 건 현명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일부 사람들의 행동과 그 행동으로 발생하는 파장 때문에 ‘ICE’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모굴 스키에 참가하는 테스 존슨은 “이번 올림픽에서 미국을 대표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많이 생각해봤다. 어떤 증오나 폭력도 용납하지 않는다”며 “올림픽과 패럴림픽이 추구하는 가치인 연결, 존중, 단결, 사랑, 연민을 강력하게 지지한다. 이 가치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여러 가지 논의와 행동은 내게 정말 의미가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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