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 바움가트너, 게티이미지
“시간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하지만 아직 나를 이기지는 못했다.”
미국 스노보드 선수 닉 바움가트너(44)는 여전히 올림픽 스타트 게이트에 선다. 대부분 스노보드 선수들이 지도자나 해설자로 커리어를 옮길 나이에 그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남자 스노보드 크로스에 출전하며 다섯 번째 올림픽 무대를 밟는다.
바움가트너는 13일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리는 경기에 나선다. 이번 도전은 은퇴를 앞둔 작별 인사라기보다 나이와 관습을 거부해온 출전이다. 그는 “우리는 모두 늙는다. 시간은 무패의 상대지만, 오늘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의 전환점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이었다. 당시 린지 제이코벨리스와 함께 혼성 스노보드 크로스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올림픽 역사상 최고령 스노보드 메달리스트가 됐다. 많은 선수라면 완벽한 마침표로 삼았을 순간이었지만, 바움가트너에게는 오히려 해방의 계기였다. 그는 “그동안 나를 짓눌렀던 존재 증명의 압박이 사라졌다”며 “이제 경쟁력이 있고 즐겁다면 계속한다는 단순한 기준만 남았다”고 말했다.
그는 2034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출전 가능성까지 공개적으로 언급한다. 그때가 되면 그는 52세다. 그는 는근“메달이 목적이 아니다. 만약 그 나이에 여전히 도전하고 있다면, 누군가에게는 꿈을 미룰 이유가 없다는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미시간주 어퍼 페닌슐라의 작은 지역사회에 살며, 주 2회 90분을 운전해 전문 훈련 시설로 이동한다. 선수 생활 초기에는 투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여름마다 콘크리트 공사 현장에서 일했다. 베이징 올림픽 직전까지도 형과 함께 야간 건설 현장에서 일한 뒤 곧바로 훈련 캠프로 향했다. 가디언은 “이러한 삶은 그의 강인함을 만들었다. 그는 혹독한 북부 겨울과 육체 노동이 내구성을 키웠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다만 훈련 방식은 크게 달라졌다. 20대 시절의 고강도·대용량 훈련 대신, 현재는 폭발력과 부상 예방에 초점을 둔 정밀한 프로그램을 따른다. 속도 센서를 활용해 일정 수치 이하로 떨어지면 즉시 훈련을 멈추는 방식이다.
닉 바움가트너(왼쪽)가 미국 선수들과 훈련하고 있다. AP
스노보드 크로스라는 종목 특성도 그의 장점이다. 이 종목은 단순한 기록 경쟁이 아니라 충돌과 변수, 순간 판단이 난무하는 ‘혼전’의 경기다. 그는 “재능만 놓고 보면 나를 이길 선수는 많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며 “나는 너무 오래 전장에서 싸워왔다”고 말했다. 2004년 태어난 아들 랜던은 그의 선수 인생 전체를 지켜봤다. 재정적 불안, 부상, 좌절, 그리고 마침내 올림픽 금메달까지 말이다. 베이징 올림픽 이후 고향으로 돌아왔을 때, 수천 명이 혹한 속에서 70마일 퍼레이드를 펼쳤고, 그는 아들과 함께 그 길을 지나며 울고 웃었다. 바움가트너는 “44세 몸이다. 처음 올림픽에 나갔을 때와 같을 수는 없다”면서도 “멈추는 순간이 더 위험하다. 관리하며 계속 움직이면 아직 괜찮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2034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서 끝내고 싶다. 가능할지는 모른다. 하지만 밀어붙일 것이다. 몸이 ‘이제 그만’이라고 말할 때까지”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