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6살 형제가 쓰고 그린 책, 어른들 마음까지 적셨다

입력 : 2026.02.12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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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삼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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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살, 6살 형제가 조심스럽지만 용감하게 출판계의 문을 두드렸다.

글부터 그림까지 직접 쓰고 그린 ‘어린이가 만든 어린이 책’의 주인공은 10살 허채운 군과 6살 허채민 군. 두 형제는 이번 출간으로 세상을 향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건네는 ‘작가’로 첫발을 내디뎠다. 작은 목소리지만 큰 위로로 표현해낸 서툰 진심, 명쾌하고도 사랑스러운 상상력과 삶에 대한 뜻밖의 해답이 어른들의 마음마저 따뜻하게 적시는 책 세 권을 소개한다.

먼저, 허채운 작가의 첫 작품 ‘내가 상어에게 쫓긴다면’(내상쫓)은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는 순간을 모험으로 바꿔낸 주인공의 특별한 수영 수업 이야기를 담았다. 평범하고 지루했던 어느 날의 수영 수업은 아이의 상상력을 만나 순식간에 짜릿한 판타지로 뒤집힌다. 누구나 한 번쯤 떠올렸을 법한 상상은 공감으로 이어지고, 결국 도전의 용기를 건넨다. 이에 이나삼 출판사 황슬애 대표는 “이 글의 주인공처럼, 당신이 싫어하던 그 일이 사실은 ‘나’를 구할 열쇠일 수도 있다”며 작품에 담긴 철학적 메시지를 전했다.

이나삼 출판사 제공

이나삼 출판사 제공

허채운 작가는 첫 작품을 출간한 이후 단 두 달 만에 ‘쫓긴다면’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 ‘내가 용에게 쫓긴다면’(내용쫓)을 선보이며 상상의 세계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이번 작품에는 같은 반 친구 김정원 양이 그림 작가로 참여해 또 하나의 의미를 더했다. 어린이들의 협업으로 완성된 이 책은 혼자 하교하는 길이 두려운 아이의 마음을 담아냈다. 공포를 용기로, 불안을 놀이로 바꿔내는 주인공의 여정은 또래 독자들에게는 공감과 위로를, 어른들에게는 잊고 지냈던 어린 날의 감정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동생 허채민 작가는 여섯 살의 나이에 동시집 ‘나의 작은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았다. 글과 그림 모두 아이의 손에서 완성된 이 책은 손글씨와 작은 오타까지 그대로 살려 여섯 살 아이가 바라본 세상을 온전히 기록했다. 이 작은 시집에는 누구나 겪었지만 너무 익숙해 지나쳐 온 순간들이 소중히 담겨 있다. 날 것 그대로의 시선은 오히려 더 깊은 울림을 남긴다. 수록작 ‘함께 웃고 싶어’에서 허채민 작가는 “왜 시들어 있어? 나를 봐. 내가 빛이 되어 줄게. 넌 활짝 피어”라고 적었다. 아이가 건네는 이 문장들은 조용하지만 단단한 위로가 된다.

황슬애 대표는 “모든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작가라고 한다. 어린이들이 자신만의 언어로 건네는 서툰 진심을 흘려보내기 아까워 책으로 엮었다. 이 책들을 통해 더 많은 아이들의 마음속에 숨겨둔 용기와 상상력을 꺼내길 바란다. 이나삼 출판사는 언제나, 모든 아이들에게 열려 있다”고 밝혔다.

두 형제가 써 내려간 세 권의 책은 또래 아이들에겐 ‘나도 해볼 수 있다’는 용기가 되고, 어른들에게는 잊고 지냈던 마음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따뜻한 문화의 장면으로 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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