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은메달을 따낸 황대헌이 태극기를 두르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6.2.15 hama@yna.co.kr 연합뉴스
“금메달을 땄다면 더 좋았겠지만 이렇게 값진 은메달을 다시 따서,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돼 너무 감사해요.”
황대헌(강원도청)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남자 1500m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뒤 이 순간이 소중하다고 재차 강조해서 말했다.
황대헌은 15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남자 1500m 결승에서 2분 12초 304의 기록으로 옌스 판트 바우트(네덜란드)에 이어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시상대에 올랐다.
황대헌의 개인 4번째 올림픽 메달이다. 2018 평창 대회 남자 500m 은메달을 시작으로 2022 베이징 대회 남자 1500m 금메달, 남자 5000m 계주 은메달을 딴 황대헌은 3개 대회 연속으로 메달(금1·은3)을 목에 걸었다. 한국 남자 쇼트트랙에서 동계 올림픽 3개 대회 출전은 물론 연속 메달 기록이 있는 건 그가 처음이다. 이번 대회에서 쇼트트랙은 남자 1000m 임종언(고양시청)에 이어 두 번째 메달을 수확했다.
믹스트존에 선 황대헌은 기쁨을 표현하기 보다 덤덤한 말투로 “제가 이 자리에 설 수 있도록 끝까지 믿어주고 응원해준 팀 동료들과 저를 가르쳐 주신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라며 “값진 메달을 딸 수 있도록 운동 환경을 지원해 준 유승민 대한체육회 회장님, 이수경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님, 김택수 선수촌장님께 큰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황대헌은 한때 대표팀의 에이스로 활약하던 선수다. 그러나 중국으로 귀화한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을 성추행으로 고소한 이슈에 박지원(서울시청)과의 ‘팀킬’까지 숱한 논란에 휘말리며 싸늘한 시선을 받아왔다.
1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황대헌이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2026.2.15 연합뉴스
2019년 황대헌은 선배 린샤오쥔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는데,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징계를 받은 린샤오쥔은 이후 중국으로 귀화했다. 그러나 이후 법정 공방 끝에 린샤오쥔이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비판의 화살이 황대헌에게 향했다.
2023~2024시즌에도 다시 한번 논란에 휘말렸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현 월드투어)과 국가대표 자동선발권이 걸린 세계선수권에서 연거푸 같은 팀인 박지원에게 반칙을 범했다.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 2개를 놓친 박지원은 국가대표 자동 선발 기회도 잃었다.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럼에도 황대헌은 2022 베이징 대회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각각 1개씩 따냈고, 지난해 4월에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행 티켓을 따냈다. 그리고 이번 대회에서는 종목 우승 후보로 꼽히던 에이스 임종언(고양시청)이 조기 탈락한 가운데 황대헌이 메달을 따냈다.
황대헌은 “월드컵이 끝나고 나서 레이스의 타이밍, 흐름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공부를 많이 했다. 그래서 이번 시합은 제가 계획하고 생각했던 대로 잘 풀어갈 수 있었다”며 “월드컵 때도 많은 실패와 도전을 했는데, 그런 실패와 도전 덕분에 다시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황대헌은 현재 왼쪽 무릎 부상을 안고 뛰고 있다. 지난해 11월 2025~2026 ISU 쇼트트랙 월드투어 4차 대회에서 다쳤다. 황대헌은 “체육회 메디컬 센터에서 집중 관리도 해줘 지금은 100%는 아니지만 많이 호전된 상태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며 “아직 올림픽이 끝나지 않았다. 계속 치료를 잘하고 집중도를 높여서 끝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두려워하지 말자는 마인드로 경기에 임했다”는 황대헌은 “남은 경기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계속 좋은 컨디션과 퍼포먼스를 보여드리겠다”는 각오를 재차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