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피겨 스케이팅 페어의 ‘간판’ 미우라 리쿠(왼쪽)과 기하라 류이치 조가 17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페어 프리 스케이팅에서 최고의 연기를 펼친 뒤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우라 리쿠(왼쪽)과 기하라 류이치 조가 17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페어 프리 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일본 피겨 스케이팅 페어의 ‘간판’ 미우라 리쿠-기하라 류이치 조가 일본 피겨 역사상 최초의 올림픽 페어 금메달을 안겼다. 피겨 역사상 최고의 대역전극으로 주목받는 결과였다.
미우라-기하라 조는 17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페어 프리 스케이팅에서 개인 최고점인 158.13점을 기록, 총점 231.24점으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피겨스케이팅은 쇼트 프로그램과 프리 스케이팅 점수를 합산해 최종 순위를 가린다. 미우라-기하라 조는 전날 쇼트 프로그램 리프트 실수로 5위에 머물며 선두에 약 7점 차로 뒤처졌다. 기하라는 리프트 동작에서 자신의 실수에 풀이 죽었다. 둘은 4시즌 만에 처음으로 쇼트 프로그램에서 2위 아래로 떨어졌다. 2024년 11월 이후 출전한 12개 대회에서 가장 낮은 점수(73.11)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날 대반전이 일어났다. 프리 스케이팅에서 완벽한 연기를 펼쳐 경쟁자들을 거의 10점 차로 가까이 따돌리고 역전 우승을 확정했다. 안드레아 보첼리가 부른 ‘글래디에이터’ 사운드트랙에 맞춰 연기를 시작한 두 선수는 첫 과제인 트리플 트위스트 리프트를 높게 성공시킨 데 이어 트리플 토루프와 러츠, 던지기(스로) 트리플 루프까지 완벽하게 착지했다.
완벽한 연기를 마친 직후 기하라는 빙판 위에서 눈물을 쏟았다. 최종 순위가 발표되자 두 선수는 서로를 껴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둘은 11개 요소 모두에서 마이너스 점수를 받지 않은 유일한 메달리스트였다. 최고점인 플러스 5점이 여러 개 포함돼 있었다.
일본 피겨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것은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당시 남자 싱글의 하뉴 유즈루 이후 8년 만이다. 특히 불모지로 여겨졌던 페어 종목에서의 사상 첫 우승이라 그 의미를 더했다.
기하라 류이치가 17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페어 프리 스케이팅 시상대에서 미우라 리쿠를 번쩍 들어올리며 고마움을 표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기하라는 “완전히 절망적이었다. 오늘 아침 연습 때도 울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어떻게 다시 일어설 수 있을지 막막했다”고 말하면서 “미우라에게 정말 고맙다. 평소엔 제가 더 강한 편인데, 이번에는 미우라가 정말 많이 도와줬다”고 파트너에게 감사를 표했다. 2019년 팀을 결성한 미우라-기하라 조는 이번 대회 단체전 은메달에 이어 개인전 금메달까지 거머쥐며 2022 베이징 대회(단체전 은메달)를 포함해 통산 3개의 올림픽 메달을 보유하게 됐다.
은메달은 총점 221.75점을 얻은 조지아의 아나스타시야 메텔키나-루카 베룰라바 조가 차지했다. 이는 조지아 역대 첫 동계 올림픽 메달이다. 쇼트 프로그램 1위였던 독일의 미네르바 파비안 하제-니키타 볼로딘 조는 총점 219.09점으로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한편, 지난 대회 챔피언인 중국의 쑤이원징-한충 조는 총점 208.64점으로 5위에 그치며 대회 2연패에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