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보다 빛난 완급 조절…‘땅을 친 한신’

입력 : 2026.03.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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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에이스’ 류현진 2이닝 무실점 쾌투

한국 WBC 대표팀 류현진이 2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일본 프로야구 한신과 연습경기에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 WBC 대표팀 류현진이 2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일본 프로야구 한신과 연습경기에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109~140㎞ 초중반대 공으로
평범한 땅볼 5개 유도 농락
가장 믿을 만한 투수 급부상
대만전 ‘2번째 투수’ 가능성

국가대표 ‘원조 에이스’ 류현진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만전 ‘2번째 투수’ 등판 가능성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 가장 중요한 대만전, 가장 믿을만한 투수를 올리는 것은 당연한 선택이다. 지금 대표팀에서 가장 믿을 만한 투수는 16년 만에 대표팀 복귀한 39세 류현진이다.

류현진은 2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일본프로야구 한신과 치른 WBC 공식 연습경기에 대표팀 5번째 투수로 6회말 등판했다. 2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투구 내용이 결과보다 더 돋보였다. 시속 140㎞ 초중반대 직구와 109㎞ 초저속 커브, 그리고 주 무기 체인지업을 다채롭게 활용했다. 이날 대표팀 선발 곽빈이 최고 156㎞ 강속구를 던지고도 2회 제구 난조로 고전했지만, 류현진은 그보다 훨씬 더 느린 공으로도 정교한 한신 타자들을 쉽게 요리했다.

6회 만난 세 타자를 모두 땅볼로 처리했다. 상대 타자들이 계속 파울을 만들어내며 버텼지만 벗어나는 공 없이 계속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에 꽂아 넣었다. 6회 마지막 타자 다카테라 노조무를 상대로 3구 연속 느린 공만 던져 평범한 투수 앞 땅볼을 만들었다. 류현진은 7회에도 빗맞은 안타 하나만 맞았을 뿐 나머지 세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했다.

류현진은 경기 후 “제구도 괜찮았고, 구속도 오키나와 연습경기보다도 좀 더 올라왔다”면서 “어느 정도 생각한 대로 된 것 같다. 삼진을 잡는 투수가 아니기 때문에 오늘처럼 땅볼이 많이 나올수록 좋다”고 했다.

당초 류현진은 조별 라운드 4경기 중 중요한 1경기를 책임질 선발 자원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이후 원태인과 문동주가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가진 전력을 모두 쏟아부어야 할 대만전에 쓸 카드가 줄었다. 대만전에서 선발이 유력한 곽빈에 이어 류현진이 ‘2번째 투수’로 등판할 수 있다는 전망이 거론되는 이유다.

류지현 대표팀 감독은 앞서 2월27일 KT와 연습경기 선발로 류현진을 내정했다가 취소하면서 “코치진 미팅을 통해 전략적 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마운드 사정이 달라지면서 처음 짰던 마운드 운용 계획도 다시 손을 봤다는 이야기다.

류 감독은 이날 선발 곽빈을 시작으로 노경은, 손주영, 고영표, 류현진, 박영현, 김택연을 차례로 올렸다. 곽빈과 류현진이 2이닝씩 던졌고, 나머지 투수들이 각각 1이닝을 소화했다. 곽빈이 1회 위력적인 직구를 앞세워 무실점으로 산뜻하게 출발했지만, 2회 볼넷 이후 급격하게 흔들리며 2실점 했다. 계속해서 불리한 카운트에 몰렸고, 억지로 집어넣은 공이 정타로 연결됐다.

중간 계투진에서도 손주영, 박영현, 김택연이 볼넷으로 고전했다. 내야에서 홈 보살만 2차례 잡아내며 고비를 넘겼지만 자칫 대량실점으로 연결될 상황이 꾸준히 나왔다. 이날 등판한 투수들은 실제 대회 때 불펜 우선순위로 호출될 가능성이 크다. 오키나와 연습경기에 비해 구속과 구위는 한 단계 더 올라왔다는 평가지만, 제구 불안은 여전한 고민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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