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호주 골드코스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조별리그 1차전 이란과의 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한 김혜리가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신상우호’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이란을 상대로 3골을 몰아치며 대회 첫 우승과 함께 4회 연속 여자 월드컵 본선 진출을 향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한국은 2일 호주 퀸즐랜드주 골드코스트의 골드코스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이란을 3-0으로 물리쳤다. 앞선 경기에서 호주(승점 3·골 득실+1)가 필리핀(승점 0·골 득실-1)을 1-0으로 꺾으면서 한국(승점 3·골 득실+3)은 골 득실에서 호주를 누르고 A조 선두로 나섰다. 이란(승점 0·골 득실-3)은 최하위로 밀렸다. 한국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21위인 반면, 이란은 68위로 크게 밀린다. 한국은 5일 같은 장소에서 필리핀과 조별리그 A조 2차전을 치른다.
여자 축구대표팀이 3-0 완승을 거두고도 박수 받지 못하는 기묘한 장면이 연출됐다. 33개 슈팅 끝에 3골. 결과는 분명 승리였다. 그러나 온라인 공간에는 “골 결정력이 왜 이러느냐”는 지적과 함께, 비즈니스석·프라다 단복 논란이 다시 소환됐다.
냉정하게 생각해보자. 비즈니스석을 타는 것과 골 결정력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가. 프라다 단복을 언급한 것이 슈팅 정확도를 떨어뜨렸는가. 경기력이 좋지 않다면 원인은 전술, 조직력, 컨디션, 결정력에서 찾아야 한다.
비즈니스석을 탔다고 해서 갑자기 잘하게 되는 것도 아니고, 이코노미석을 탔다고 해서 못하는 것도 아니다. 결과적으로 누군가 “비즈니스석을 못 타서 그동안 성적이 나빴다”는 식으로 주장한다면 설득력이 약하다. 반대로 “일반석을 탈 때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식의 의심도 근거가 없다.
애초에 비즈니스석을 요구해 논란의 단초를 제공한 것은 여자대표 선수들이다. 남자 대표팀과 동등한 대우를 원했다. 물론 시장규모, 영향력와 파급력은 여자대표팀이 남자보다 많이 뒤진다. 그러나 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라는 가치와 위상을 생각하면, 동등한 대우를 원하는 것 자체를 비난할 것도 없다.
아쉬운 것은 명분과 타이밍이다. 아시안컵을 앞두고 비즈니스석을 요구하는 바람에 여자 대표팀 스스로 압박을 자초했다. 차라리 이번 대회 좋은 성적을 낸 뒤 귀국편을 비즈니스로 요구했다면 선수들도 자유롭고 팬들의 반감도 상쇄할 수 있었을 것이다.
프라다 단복 언급 역시 상대적으로 부족한 대우를 받는다고 생각하는 여자대표팀의 아쉬움 표현일 수 있다. 이를 대표팀에서 빠진 선수가 한 것이 미숙했다. 그렇다고 “사치”나 “성과 없는 요구”만으로 단정하는 것도 감정적 반응에 가깝다.
결국 중요한 것은 결과다. 33개 슈팅을 기록하고도 3골에 그쳤다면, 그것은 전술 완성도와 마무리 능력의 문제다. 이란이 최약체로 평가받는 팀이었다면 더 많은 득점을 만들어야 했다는 지적도 일리가 있다. 이런 비판은 정당하다. 다만 경기력 비판과 처우 논란을 뒤섞는 순간 논의의 초점은 흐려질 수밖에 없다. 우리는 비즈니스석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공격 전개의 속도와 마무리의 냉정함을 평가해야 한다. 프라다를 논할 것이 아니라, 박스 안에서의 결정적 순간을 논해야 한다.
대표팀이 진정으로 논란을 잠재우는 방법은 단 하나다. 계속 다음 경기에서 더 설득력 있는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뿐이다. 보는 이들의 판단 기준도 이제는 감정이 아닌 경기 내용이어야 한다.
비즈니스석도, 명품 단복도 골을 넣어주지 않는다. 골을 넣는 것은 선수다. 이제 논란은 내려놓고, 축구만 보고 축구로 판단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