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하나시티즌의 서진수가 2일 FC안양과의 K리그1 2026시즌 홈 개막전에서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제주에서 10년 가까이 유니폼을 입었던 서진수(26)가 새 홈 대전에서 드디어 첫 골을 터뜨렸다.
서진수는 2일 하나은행 K리그1 2026 1라운드 FC안양과의 홈 개막전에서 후반 8분 결정적인 헤더 골을 기록했다. 대전은 이 골로 리드를 잡았지만 이후 페널티킥 골을 내주며 1-1로 비겼다.
학성중과 제주 U-18을 거쳐 2019년 제주에서 프로에 데뷔한 서진수는 김천 상무 복무 기간을 제외하면 줄곧 제주 유니폼만 입었다. K리그 104경기 13골 9도움을 쌓은 원클럽맨이었다. 그런 그가 지난 시즌 여름, 대전의 측면 자원 신상은이 제주로 향하는 맞트레이드를 통해 새 출발했다. 2선 보강이 필요했던 대전과 측면 자원 재편을 노리던 제주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거래였다.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치른 제주를 떠나 우승 경쟁을 하는 팀에 합류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서진수는 당시를 담담하게 돌아봤다. 제주를 생각할 겨를이 딱히 없었다. 제주의 상황을 걱정하기보다 자신의 가치를 보여줘야 할 때가 됐다는 걸 직감했다. 주변 또래들이 해외로 나가는 시점에 쟁쟁한 선수들이 많은 팀에서 어떻게 경쟁에서 앞서 나갈지를 고민했다.
대전 이적 후 처음 맞는 시즌 홈 개막전, 서진수는 데뷔후 처음으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골을 넣었다. 제주 소속으로 원정 팀으로 찾았을 때도, 지난 시즌 대전 유니폼을 입고 나섰을 때도 끝내 득점하지 못했던 곳이다. 그는 “전 소속팀에 있을 때도 이 경기장에서 한 번도 골을 넣은 적이 없었는데, 대전을 홈팀으로 삼고 홈 팬들 앞에서 골을 넣을 수 있어서 굉장히 기쁘다”고 말했다.
골 장면은 준비한 패턴 플레이와 서진수 스스로의 결단이 맞아떨어진 결과였다. 황선홍 감독의 주문은 “더 미드필더처럼 움직여달라”는 것이었다. 투톱 중 한 자리를 맡았지만 중앙을 오가며 빌드업에 관여하는 역할이었다. 전반에는 안양의 조직적인 수비에 막혀 연습한 장면들이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후반 들어서 생각을 바꿨다. “동료를 찾기보다 내가 먼저 돌아서야 풀리겠다 싶었다”고 했다. 후반 8분, 서진수는 중원에서 압박을 등진 채 유려하게 몸을 돌리며 공격의 물꼬를 텄다. 왼쪽으로 쇄도하는 루빅손에게 공을 내줬고, 루빅손이 반대편 주민규에게 연결했다. 주민규의 원터치 크로스가 올라오는 순간 서진수는 이미 중앙으로 침투하고 있었다. 헤더로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직접 빌드업의 시발점이 된 선수가 골까지 책임졌다.
시즌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주민규가 올 시즌 잠재력이 터질 선수로 서진수를 지목한 것도 화제가 됐다. 서진수는 “공식 자리에서 기대되는 선수로 뽑아줘서 감사하다”면서도 “올해 안 터지면 이제 진짜 안 되는 거라고 민규 형이 직접 말했다”며 웃었다. 슈팅하기 전 터치는 잘 되는데 마무리 과정에서 침착함이 아직 부족하다고 스스로 진단하며 “민규 형한테 어떤 생각으로 때리냐고 항상 물어보고 배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자신의 경기력에는 65~70점을 줬다. “전반에는 좋은 모습을 못 보여드린 것 같다”고 솔직히 인정하면서도 이번 시즌 목표는 분명히 했다. “매 경기 공격 포인트를 올리겠다는 생각으로 임하겠다. 골보다는 동료를 더 많이 도와주는 것이 결국 내 가치를 증명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