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현지시간) 멕시코 할리스코주 과달라하라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개막 100일을 알리는 카운트다운 시계 옆을 마차 형태로 디자인된 전기 마차가 지나가고 있다. 과달라하라는 지난 2월 22일 카르텔 두목 네메시오 ‘엘 멘초’ 오세게라 사망 이후 촉발된 폭력 사태로 불안이 고조된 가운데, 월드컵을 앞두고 치안 안정과 안전한 개최를 강조하고 있다. AFP
2026 북중미 월드컵이 개막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축구 팬들의 설렘과 달리, 이번 대회는 시작 전부터 정치·외교적 긴장과 상업주의 논란 속에 복잡한 분위기를 드리우고 있다고 디애슬레틱이 4일 전했다.
오는 6월 11일 멕시코시티에서 열리는 개막전(멕시코-남아프리카공화국)을 시작으로 미국·캐나다·멕시코가 공동 개최하는 이번 대회는 사상 최초 48개국 체제로 치러진다. 총상금은 6억5500만 달러(약 9677억원)로 역대 최대 규모다. 그러나 대회의 외형적 확장과 달리, 대회를 둘러싼 환경은 그리 낭만적이지 않다. 디애슬레틱은 “멕시코 내 카르텔 폭력 문제, 미국의 정치적 갈등,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 등 국제 정세는 대회 운영과 치안, 물류 전반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며 “스포츠와 정치가 점점 더 밀접하게 얽히는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고가의 티켓 정책도 도마 위에 올랐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5억 건이 넘는 티켓 신청이 접수됐다고 밝혔지만, 일부 경기 1등급 좌석 가격이 3000달러(약 443만원)에 육박하면서 여전히 판매가 진행 중이다. 특히 미국 대표팀(USMNT)의 조별리그 첫 경기 티켓까지 남아 있다는 점은 가격 구조에 대한 비판을 키우고 있다. 과거 월드컵을 계기로 축구에 빠져든 세대와 달리, 오늘날의 어린 팬들이 경기장을 찾기에는 진입 장벽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축구 자체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크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챔피언 아르헨티나는 리오넬 메시를 앞세워 타이틀 방어에 나선다.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역시 여섯 번째 월드컵 출전을 준비 중이다. 스페인은 차세대 스타 라민 야말을 중심으로 강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된다.
새로운 스타 탄생 가능성도 주목된다. 노르웨이의 엘링 홀란은 ‘비(非)전통 강호’ 소속 세계적 공격수라는 점에서 이변의 중심이 될 수 있는 카드다. 독일의 18세 유망주 렌나르트 카를처럼 대형 신인의 등장 여부도 대회의 흥행을 좌우할 변수다.
공동 개최국 미국의 행보 역시 관심사다. 2022년 대회에서 16강에 올랐던 미국은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체제 아래 점차 안정세를 찾고 있다. 현지 전문가들은 최소 16강 진출을 기본 목표로 제시하며, 8강에 오를 경우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최고의 성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본다. 자국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기대와 압박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