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그림 ‘붉어진 속도의 끝’ 앞에 선 래퍼 겸 화가 치타, 사진|이다원 기자
“팬데믹 시절 취미로 시작한 그림이지만 이렇게 결과물이 쌓여 첫 개인전까지 열게 된 이상 끝을 봐야하지 않나 싶어요. 그림이나 랩 등 매체마다 전할 수 있는 메시지가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가수로서도 알려졌기 때문에 그걸 장점으로 활용해서 앞으로 새롭게 그리는 그림들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길 바라고 있어요. 원래 그림은 사후에 더 각광받기 때문에, 제 후손이 없더라도 후대 사람들에게까지 좋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그림을 그리길 바랍니다. 하하.”
래퍼 치타가 화가로서 제대로 첫 삽을 떴다. 오는 9일부터 4월 4일까지 진행되는 서울 연희동 황창배미술관에서 첫 개인전 ‘보이스 비욘드 사운드: 인간의 욕심으로부터’(VOICES BEYOND SOUND)를 열며 자신의 그림들을 세상에 내놓는다.
래퍼 겸 화가 치타.
치타는 4일 오전 서울 연희동 황창배미술관에서 진행된 ‘보이스 비욘드 사운드: 인간의 욕심으로부터’(VOICES BEYOND SOUND)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최고운 전시디렉터와 함께 이번 전시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 전시는 뮤지션 치타가 ‘회화 작가 김은영’으로서 선보이는 첫 공식 개인전이다. 자연과 동물, 인간을 아우르는 모든 생명의 의미를 주제로, 초기 제네시스 작품부터 신작까지 총 22점을 선보인다. 작품은 인류 문명의 발전 이면에 가려진 환경 오염과 생태 파괴, 그리고 그 과정에서 희생되는 생명에 주목한다. 인간의 편의와 욕망이 만들어낸 세계 속에서 자연과 동물이 어떤 침묵을 강요받아왔는지를 상징적 이미지로 풀어낸다. 작가는 인간과 자연의 문제를 분리하지 않고, 결국 같은 질문 안에 놓인 존재로 제시한다.
치타가 그린 ‘파도의 유배’
치타는 팬데믹 시기를 보내며 처음 그림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평소 관심있던 자연이나 환경에 대해서 그림으로 표현해보자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한 그림들로 첫 개인전을 초청받아 열게 된 건 의미 있고 영광이라 생각한다”며 “사실 뭔가를 처음 세상 앞에 내놓는 건 쉬운 일은 아니지 않나. 스스로 모자라다고 생각하고 처음엔 의심도 품게 되었지만 같이 전시를 기획한 최고운 디렉터가 응원해줬다. 내 작품의 가능성에 대해서 좋게 봐줘서 용기를 얻고 개인전을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함께 자리한 최고운 디렉터는 “3년 전 치타 작가의 그림을 우연히 봤는데, 작업실까지 놀러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치타 작가의 그림들은 대중에게 와닿을 수 있는 메시지가 충분히 있다고 판단돼, 이번 전시를 기획하게 됐다”고 첨언했다.
최고운 전시디렉터(왼쪽)와 치타. 사진|이다원 기자
치타는 이번 전시의 주제에 대해 “전시 제목도 그렇지만, 동물들이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희생을 강요받는다. 왜 지구가 더워지는지도 모른채 동물들은 고통받지 않나”라며 “답을 알고 있는 우리가 그걸 절감하길 바랐고, 그것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보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번 전시 제목을 짓게 됐다”고 말했다.
그의 오브제들은 대부분이 동물이다. 그들 뒤에 새로운 메시지를 띄우며 대중과 소통하길 원한다고 했다. 치타는 “결국 모든 메시지가 ‘사랑’으로 가는 것 같다. 지구상의 생물, 무생물들이 조화롭게 자신의 자리에서 잘 살았으면 좋겠다. 세상에 있는 동안 누릴 만큼 다 누렸으면 좋겠다”면서도 “지금 내가 사는 세상은 자연스럽지 못하다. 우리가 많은 걸 영위하는 만큼 자연에게도 내어줄 수 있으면 하고, 그걸 생각하는 작은 계기가 이 전시로부터 시작되길 바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한 래퍼로서도 활동을 계속 이어나가겠다며 “후에 내 그림과 음악을 컬래버레이션하는 이벤트가 열린다면 멋질 것 같다. 즐기면서 재밌게 작업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