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일본 대표팀 오타니 쇼헤이가 6일 대만전 2회 홈런을 친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객관적 전력만 놓고 볼 때 일본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C조에서 단연 최강이다. 8강 진출이 확실시 되고 미국, 도미니카공화국과 함께 우승을 다툴 후보로 평가받는다.
일본은 6일 도쿄돔에서 열린 조별 라운드 첫 경기부터 대만을 13-0 7회 콜드게임으로 무너뜨리며 한 체급 위 전력을 과시했다.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가 만루홈런 포함 3안타 5타점을 올렸다. 선발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포함해 투수 5명이 줄줄이 등판한 마운드도 대만 타선을 단 1안타로 틀어 막았다.
당연히 부담스러운 상대지만 어떻게든 활로를 찾아야 한다. 대표팀은 2015년 프리미어12 준결승을 마지막으로 일본을 이기지 못했다. 한일전 10연패다.
류지현 대표팀 감독은 일본전 선발로 고영표를 예고했다. 지금 낼 수 있는 최상의 카드다. 투수들 중 컨디션이 가장 좋고, 근래 일본전 선발 투수 중 가장 좋은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2020 도쿄올림픽 준결승 당시 선발 등판한 고영표는 일본을 상대로 5이닝 2실점 호투했다.
최우선 경계대상은 당연히 오타니다. 확실한 해법을 찾기 어려운 상대다. 대만 투수들은 오타니의 장타를 막기 위해 어떻게든 바깥쪽으로 공을 집어넣으려 했지만 ‘자연재해’에 가까운 오타니의 방망이를 감당하지 못했다. 첫 타석 초구에 2루타를 맞았고, 2번째 타석에서는 바깥쪽 낮은 변화구를 공략 당해 만루홈런을 내줬다. 오타니의 한 방으로 대만 마운드는 걷잡을 수 없이 무너졌고, 2회에만 10실점 했다.
그래서 오타니 앞에 주자가 쌓이는 상황만큼은 피해야 한다. 대만전 8번 타자로 나선 겐다 소스케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대표팀의 사활이 갈릴 수 있다.
겐다는 일본을 대표하는 수비형 유격수다. 수비 능력은 리그 최고로 평가받지만, 타격은 빈약하다. 통산 출루율이 0.315에 불과하고 특히 지난시즌은 타율 0.209로 최악의 부진을 기록했다. 사실상 일본 타선의 유일한 ‘숨구멍’이다.
WBC 일본 대표팀 겐다 소스케가 6일 대만전 2회 안타를 친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겐다만큼은 확실하게 잡아내야 한다. 겐다를 내보내면 지옥의 상위타선을 피할 수 없다. 대만의 2회 대량실점도 결국 무사 1·2루 위기에서 겐다를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낸 탓이 컸다. 대만은 이후 같은 이닝 다시 타석에 들어선 겐다에게 2타점 적시타까지 허용하며 완전히 무너졌다.
일본은 대만전 13득점을 올렸지만 그 중 10점이 2회 한 이닝에 집중됐다. 2, 3회를 제외하면 점수를 뽑지 못했다. 4~6회 동안에는 1안타에 그쳤다. 오타니를 차치한다면 2안타를 때려낸 요시다 마사타카 외에 아직 100% 컨디션은 아니다.
2번 곤도 겐스케가 5타수 무안타로 특히 부진했다. 일본 야구전문매체 풀카운트는 “곤도는 연습경기에서도 기대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 결국 비시즌 연습한 새 타격폼을 일시 중단하고, 지난해 폼으로 돌아갔다. 3일 한신과 연습경기에서 멀티 안타를 때리며 감각을 찾은 것처럼 보였지만, 대만전 선발 야수 중 유일하게 안타를 치지 못했다”고 짚었다.
대표팀 마운드가 실점을 최소한을 억제할 수 있다면 화력 싸움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다.
상대 선발 기쿠치 유세이는 초반 공략이 관건이다. 기쿠치는 지난 시즌 1회 피안타율 0.306, 피OPS 0.870으로 가장 부진했다. 시즌 평균 성적과 차이가 크다. 김도영, 저마이 존스, 안현민, 셰이 위트컴 등 상위 타선에 나설 우타자들의 활약이 필요하다.
이번 대회 일본이 초공격형으로 라인업을 꾸리면서 유격수 겐다 외에 아주 수비가 빼어난 야수는 없다는 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꾸준히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어 내며 상대 수비진을 흔들어야 대표팀의 승리 가능성도 올라간다.